하락 버틴 국내 개별종목ETF
채권도 담겨 상승장서는 부진
최근 테크주 반등에 매력 줄어
올해 엔비디아 140% 오를때
단일종목 ETF는 36%만 올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빅컷 여파로 최근 부진했던 테크주가 재반등하자 그동안 빅테크 하락장에서 주목받았던 단일종목 상장지수펀드(ETF)의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표 테크주 한 종목만 담고 나머지는 모두 채권에 투자하는 전략으로 해당 주식이 떨어질 때는 하락세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지만, 반대로 상승장이 돌아오면 그 효과를 제대로 누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22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엔비디아+채권’으로 구성된
ACE 엔비디아채권혼합블룸버그의 최근 한달 수익률은 -2.83%로 같은 기간 엔비디아 주가 하락률인 -9.73% 대비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엔비디아 고점 행진이 이어진 올 상반기 실적까지 반영한 연초대비 수익률로는 36.96%로, 엔비디아 개별주 상승률인 140.81%보다 한참 낮았다.
상반기 내내 부진하다 최근들어 반등하기 시작한 테슬라와 이를 담은 ETF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테슬라 주식이 최근 한달간 6.71% 뛸 동안 주식은 테슬라만 담고 나머지는 채권에 투자하는
TIGER 테슬라채권혼합Fn은 3.29% 오르는데 그쳤다.
PLUS 애플채권혼합(9.41%)도 연초 대비 수익률에서 애플 개별주(22.93%)에 뒤쳐졌다.
단일종목 ETF 가운데 개별주식 대비 수익률 우위를 유지하는 종목은 KODEX
삼성전자채권혼합이 유일했다.
최근 한달새
삼성전자가 19.54% 떨어질때 해당 ETF는 6.06% 내렸다.
연초 대비로는 3.68% 하락해 같은 기간
삼성전자 개별주 하락률(-20.85%) 대비 선방했다.
채권혼합형 ETF로도 불리는 단일종목 ETF는 주식 한 종목을 최대 30%까지 담고 나머지는 국공채 등 9개 이상의 채권에 투자한다.
기존 혼합형 ETF는 주식과 채권에 각각 10종 이상씩 투자해야 했지만, 지난 2022년 규제 완화로 1개 주식에만 집중 투자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관련 ETF가 잇따라 출시된 바 있다.
신용등급 AA- 이상에 잔존 만기가 짧은 안정적인 채권을 담고 있는데, 덕분에 개별 종목이 추락하는 극심한 하락장이 닥칠 경우 이를 막아내는 방파제 역할을 할 수 있다.
반대로 상승장세에서는 개별주식의 오름세를 좇아갈 수 없다는 단점이 부각된다.
이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단일종목 ETF와는 정반대다.
미국의 경우 단일종목 ETF는 레버리지 상품으로 운영된다.
서학개미들에게도 인기인 ‘그라나이트셰어즈 엔비디아 데일리 2배(NV
DL)’가 대표적으로, 엔비디아 개별주를 실제 주식 또는 다양한 스왑 거래를 통한 파생상품 형태로 담고 있다.
NV
DL의 연초대비 수익률은 273.27%로 엔비디아 개별주 상승률(140.81%)의 두배 수준이다.
반대로 엔비디아 하락장이 펼쳐졌던 최근 한달 수익률은 -17.91%로 같은 기간 엔비디아 하락률(-9.73%)을 상회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투자자들이 테크주의 추가 상승여력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개별주식 ETF 투자수요도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빅테크주가 금리인하 효과로 다시 반등하면 국내 상장된 개별주식 ETF 투자는 주춤해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다만 채권 비중이 높아 연금계좌에 담을 수 있다는 장점으로 장세와 관계없이 오래 보유하고 싶은 투자수요는 꾸준할 전망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변동성을 최대한 방어하는 장점 덕에 장기투자용으로 적합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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