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연기금과 공제회를 비롯한 국내 주요 기관출자자(LP)들이 사모 크레디트(신용) 전략을 구사하는 블라인드펀드 출자 사업을 잇달아 진행하고 있다.
정치적·경제적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수익성만 좇기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으려는 큰손들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출자자인 국민연금은 이달 말 2차 구술심사(PT)를 거쳐 총 3500억원 규모 크레디트·부실자산 부문 국내 사모투자 위탁운용사(GP) 3곳을 발표한다.
하우스별로 1000억~1500억원 범위 내에서 자금이 배분될 예정이다.
크레디트 전략은 대출채권, 전환사채(CB), 교환사채(EB), 신주인수권부사채(BW),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포함해 원금 보호 장치가 일정 부분 확보된 투자 방식이다.
고금리가 이어지며 바이아웃(경영권) 거래가 뜸해진 분위기에 최근 크레디트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하우스가 여럿 등장했다.
약 1년 반 만에 출자 사업을 재개한 새마을금고중앙회 역시 지난달 말 크레디트 위탁펀드형 대체투자 운용사 선정 공고를 냈다.
5개사에 총 4000억원을 나눠주기로 했는데 에퀴티(총 1000억원, 2개사) 부문보다 규모가 더 크다.
여기에 펀드 최소 결성 규모가 4000억원을 넘겨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중소기업중앙회도 지난달부터 블라인드 프라이빗에퀴티(PE)펀드를 모집하며 크레디트 부문에 총 1000억원(2개사)을 할당했다.
예정 펀드 결성 규모가 3000억원 이상이어야 하는데, IMM크레딧앤솔루션(I
CS),
스틱인베스트먼트 크레딧본부,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등이 경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인공제회 역시 올해 처음으로 크레디트 펀드 출자에 나섰다.
이달 중 PT를 진행한 후 다음달 3곳을 선정해 총 9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기업들은 자신들이 책임져야 할 금리 수준에 대한 눈높이가 올라가 있는 상태고, 기관투자자들은 금리가 장기적으로 떨어진다고 할 때 일정 수준의 수익률을 보장받고자 할 것"이라며 "서로의 니즈가 맞아떨어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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