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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정부과천청사역 인근 아파트 단지 전경 [한주형 기자] |
‘준(準)강남’으로 평가 받는 과천시가 신축아파트 청약 우선공급 대상을 ‘1년 이상 거주한 과천시민’으로 제한키로 했다.
치솟는 전셋값이 집값을 밀어 올리는 상승세가 지속되자, ‘외지인 투기 차단’이라는 특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과천시는 지난 3일 이같은 내용의 주택 우선공급대상 지정 고시를 행정예고했다.
오는 23일까지 20일간 의견 수렴 후 고시를 공고할 예정이다.
이번 외지인 투기 차단 추진은 ‘시장 등은 투기 방지를 위해 필요한 경우 입주자모집공고일 현재 해당 주택건설지역에서 거주기간이 일정 기간 이상인 사람에게 주택을 우선공급하게 할 수 있다’고 명시한 주택법·주택공급 규칙을 근거로 한다.
시장 등은 투기 방지를 위해 필요한 경우 입주자모집공고일 현재 해당 주택건설지역에서 거주기간이 일정 기간 이상인 사람에게 주택을 우선공급하게 할 수 있다.
해당 지역이 수도권 투기과열지구인 경우 2년 이상의 거주기간을 충족한 사람에게 우선공급하도록 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월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 지역 부동산 규제를 해제하는 내용의 ‘1·3 대책’을 발표했다.
이로 인해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던 과천시도 규제 적용을 받지 않게 됐다.
현행 지식정보타운 등 대규모택지개발지구에서 공급하는 아파트에 한해 주택의 30%를 해당지역 1년 이상 거주자에게 우선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집값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으면서 과천 집값도 크게 뛰었다.
지난 8월 기준 과천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증감률은 1.56%(KB부동산 자료)로 서울(0.89%)의 2배에 육박하는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이른 바 ‘얼죽신(얼어죽어도 신축 아파트)’ 열풍에 전용 84㎡(약 33평)의 경우 20억원을 오르내리는 신고가도 속출하고 있다.
일례로 2020년 준공된 과천시 중앙동 ‘과천 푸르지오써밋’ 전용 84㎡는 지난달 17일 22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새로 썼는데, 이 아파트의 직전 최고가는 지난 7월 거래된 21억8000만원이다.
2021년 준공된 ‘과천 자이’ 전용 84㎡도 지난 1월 17억7000만원에서 지난 8월 최고가인 20억5000만원으로 거래가가 치솟았다.
과천시 관계자는 “1·3부동산 대책 이전에는 과천이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묶여있어 2년 이상 과천 거주자라는 우선공급 대상 기준이 있었는데 규제가 해제되면서 기준이 사라졌다”면서 “해당지역 주민에게 주택 공급 우선권을 주기 위해 관련 법령 등에 따라 시도지사가 우선공급 기준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적용기간은 고시일부터 별도 해제 시까지다.
과천이 다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는 등 특별한 변경이 없는 한 기준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고시가 확정되면 현재 진행 중인 과천주공 3기 재건축(주공 4·5·8·9·10단지) 단지 일반분양에 우선공급 기준이 적용된다.
이달 말 공급 예정인 ‘프레스티어 자이’(과천주공 4단지)에도 동일 기준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행정예고에는 고시 전 입주자모집승인 신청이 진행 중인 단지도 포함된다고 명시돼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로 인해 과천 지역 주택의 전셋값이 상승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과천은 실거주 수요가 많은데 타지역 거주자에게 청약 기회가 돌아오지 않고 1년 거주자에게만 분양할 경우 전세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과천 내 구축으로 매매수요가 쏠려 구축 아파트값을 끌어올리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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