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수수료 상생' 운명 오늘 결정…결렬 시 '상한제' 입법 가능성

【 앵커멘트 】
백 일 넘게 이어진 배달 플랫폼과 입점 업체 간 수수료율 논의가 사실상 합의점 도달에 실패했습니다.
배달의 민족과 쿠팡이츠는 오늘(11일) 마지막 상생안을 제출합니다.
구민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지난 7월 첫 회의 이후 이렇다 할 진전 없이 공회전만 거듭해 온 배달앱 상생협의체.

배달 플랫폼과 입점업체 등 이해당사자들이 직접 모여 중개 수수료 등 배달앱 관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출범했지만,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습니다.

사실상 마지막 회의로 알려진 지난 11차 회의에서도 협의체가 배달 플랫폼들의 최종안이 미흡하다고 결론 내리며 협의는 사실상 불발됐습니다.

쿠팡이츠는 현재 9.8%인 배달 수수료를 거래액에 따라 2~9.5%로 차등 적용하겠다는 내용의 최종안을 제시했습니다.

대신 지역에 따라 점주가 부담하는 배달비를 최대 1천 원 올리기로 했습니다.

배달의 민족은 이보다 낮은 2~7.8%의 차등 수수료 범위를 제시했지만, 역시 점주가 부담하는 배달비를 최대 500원 올리기로 했습니다.

여기에 경쟁사인 쿠팡이츠가 동일한 상생안을 시행하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습니다.

이에 대해 협의체를 운영하는 공익위원들은 수수료 인하율 자체도 기대에 못 미칠뿐더러, 인하분을 배달비에 전가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에서 두 회사의 상생안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이정희 / 상생협의체 위원장 (지난 8일)
- "(배달앱) 중개 수수료가 좀 내려오면 배달비가 또 붙어서 올라가…배달비 부분이 수수료 인하 효과를 반감시키는 면이 있습니다."

한편 요기요는 자사의 상생안이 협의체 내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판단하고, 타 플랫폼과 상관없이 상생안을 이행하기로 했다고 오늘 밝혔습니다.

배달 중개 수수료를 12.5%에서 9.7%로 내리고, 매출이 많은 가게의 배달 중개 수수료를 4.7%까지 낮추는 '차등 수수료'를 시행하는 내용입니다.

요기요는 자사의 상생안에 대해 "매출액이 적은 가게에 수수료 할인을 하는 타사와 달리 높은 매출을 달성한 가게에 수수료 할인을 적용한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공익위원 측은 오늘 쿠팡이츠와 배달의민족의 수정안을 다시 제출받은 뒤 중재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입점업체들이 "최대 수수료율을 5%까지 내려야 한다"라는 입장을 강력하게 고수하고 있어 합의점 도출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상생협의체가 이대로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플랫폼 중개수수료 상한제' 입법이 본격 추진될 예정입니다.

매일경제TV 구민정입니다. [ koo.minjung@mktv.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