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철광석값 t당 90달러 붕괴
中 수요 감소, 호주경제 직격탄
수출기업 세수·로열티 크게 줄어
2분기 경상수지 적자 10조원대
|
철광석 가격 흐름 <철함량 62% 기준, 단위=달러 / 자료=블룸버그> |
중국발 경기침체 여파로 철광석 가격이 톤(t) 당 9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2022년 11월 이후 이후 22개월만에 최저치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싱가포르(
SGX)에서 거래되는 철광석 선물 가격(벤치마크)은 장중 최대 2.3% 하락한 t 당 89.60달러에 거래됐다.
상하이와 다롄에서도 철광석 가격이 함께 하락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철광석 선물 가격은 지난주에만 10% 가까이 떨어진 상태로 철강 소비 부진으로 중국 공장들이 손실을 입고 철광석 구매를 줄이면서 가격 하방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철강 수요는 일반적으로 비수기인 여름이 지나면서 회복세를 보이지만 최대 수요처인 중국의 장기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올 연말에 ‘반짝 회복’에 그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 철강 생산업체들이 7~8월 생산량 감축에 들어가면서 중국 항구에 쌓인 철광석 재고가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인 1억5000만t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철강 생산업체인 중국의 바오우스틸 후왕밍 회장은 “철강 산업이 위기에 처해있으며, 2008년과 2015년의 침체 때보다 더 길고 더 춥고 더 어려운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철광석 가격 하락은 호주 채굴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에 따르면 국제 철광석 가격의 장기 호황으로 지난해까지 호주는 분기 당 320억 달러의 막대한 수출 이익을 확보했다.
반면 철광석 가격 하락에 따른 채굴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가 법인세수와 관련 로열티 수입 축소로 이어져 호주 정부 재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호주 철광석 수출의 85%를 차지하는 최대 수입국이자 최대 무역 파트너국으로 지난해 중국과 교역으로 85조원에 이르는 무역 흑자를 기록했다.
호주 재무부는 최근 철광석 가격 하락으로 호주 예산에 20억달러 규모의 세수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호주 통계청 등 발표를 보면 지난 2분기 호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2% 증가에 그쳐 시장 전망(0.6%)을 크게 하회했다.
같은 기간 경상수지는 철광석 가격 하락 여파로 수출 기여도가 크게 낮아지면서 107억 호주달러(9조7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2018년 6월 분기 이후 6년만에 최악의 실적으로, 호주 통계청은 “이번 분기의 경상수지 적자는 원자재 가격의 지속적인 하락과 비거주자에 대한 소득 지급 증가가 반영됐다”고 밝혔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