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부터 영업신고증 의무화
오피스텔 등 불법숙소 퇴출 예정
‘숙박업 투잡’ 수요로 몸값 높던
도심 내 오피스텔 임대 수요 타격
생활형숙박시설 ‘반사이익’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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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가 영업증 신고 제출을 의무화하면서 오피스텔·빌라 등 미등록 숙소는 퇴출될 예정이다. 사진은 서울의 한 빌라촌으로 특정 기사 내용과는 상관없음. [매경DB] |
“올 초만해도 에어비앤비 하겠다며 오피스텔 계약하는 손님들 많았죠. 그런데 요즘은 계약하려다가도 등록이 안된다는 상황을 듣고 돌아가세요.”
최근 서울 강남 오피스텔 밀집지역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일대는 죄다 에어비앤비 오피스텔인데 연장 못하는 매물이 나오고 있다”면서 “에어비앤비 수요가 줄어들면 매물 소화되는 속도가 예전같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공유숙박 시장의 99%를 차지하는 에어비앤비가 불법 숙소 퇴출을 선언하면서 시장이 그 여파를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에어비앤비는 오피스텔·빌라 등에서 영업신고 없이 운영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에어비앤비가 앞으로 이같은 미등록 숙소는 받지 않겠다고 공식화한 것이다.
서울 홍대 강남 등 도심권 소형 임대차 시장은에어비앤비 수요로 인해 매물이 줄고 월세가 오르는 영향이 있었는데 이같은 수급 흐름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공급 과다로 수익률이 악화됐던 생활형숙박시설은 에어비앤비 공급이 줄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에어비앤비는 최근 숙소 운영 호스트들에게 ‘영업신고 정보와 영업신고증’을 제출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신규 등록 숙소는 올해 연말부터 영업신고증 제출이 의무화되고, 기존 등록 숙소는 1년 유예 기간을 둬 2025년 말까지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한다.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공유숙박업을 운영하려면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 한옥체험업, 농어촌 민박업 중 하나로 등록해야 한다.
서울과 부산 등 숙박 수요가 많은 도시에서는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이나 한옥체험업으로 등록을 해야한다.
한옥체험업은 ‘한옥’만 되므로, 사실상 도시에서는 외국인민박업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외국인민박업 허가 조건이 까다롭다보니 영업신고를 하고 에어비앤비를 운영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외국인민박업의 경우 집주인이 반드시 실거주 해야한다.
공유숙박 취지에 맞게 집주인이 사는 집을 손님에게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외국인만 손님으로 받아야하며, 아파트를 숙소로 제공하려면 입주민들의 동의를 받아야한다.
오피스텔은 상업시설이므로 아예 불법이다.
현재 국내 에어비앤비 대부분은 ‘미등록’ 숙소로 운영중이다.
야놀자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공유숙박으로 등록된 숙소는 3만7000여개인데, 에어비앤비에 올라온 숙소는 7만2000개에 달한다.
절반 가량(3만5000개)이 불법인 셈이다.
서울로 좁히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서울에 등록된 외국인민박업 숙소가 2295개인데, 서울 에어비앤비 숙소는 1만7300개다.
서울 에어비앤비 숙소의 90%가 불법이라는 얘기다.
미등록 숙소는 공중위생법 위반으로 최대 20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그러나 단속이 어렵고 걸리더라도 에어비앤비 수입보다 작기 때문에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미등록 숙소가 우후죽순 급증했다.
과거 에어비앤비를 5곳 운영했던 김 모씨는 “에어비앤비 플랫폼에는 정확한 주소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직접 결제하지 않는한 숙소 위치 파악이 힘들다.
따라서 단속이 쉽지 않다”며 “성형, 휴식, 파티 등 다양한 이유로 국내 손님이 더 많다.
미등록 오피스텔로 운영하지만 영업에는 지장이 없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오피스텔이나 소형 빌라를 월세로 임차해 에어비앤비 숙소로 운영하는 ‘재테크’가 부업으로 인기였다.
야놀자리포트에 따르면 서울 에어비앤비 숙소 1호실의 연간 평균 매출액은 2300만원 가량이다.
서울 홍대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대학생들, 직장인들이 오피스텔을 월세로 얻어서 에어비앤비로 부수입을 얻는다.
한달에 월세의 두 배 이상은 번다고 알려져 있다”며 “깨끗한 원룸, 투룸은 조금 비싸도 나오자마자 잘 나간다”고 설명했다.
서울 홍대, 합정, 서울역, 강남 일대 등 MZ들이 모이는 도심내 오피스텔과 신축 빌라가 주로 인기였다.
선릉역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즘은 외국인들도 늘어서 에어비앤비가 잘되니까 10곳까지 운영하기도 한다”면서 “그런데 앞으로 오피스텔 자체를 에어비앤비에서 안 받으면 오피스텔 임대 수요가 확실히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에어비앤비 연간 거래액은 1조1289억(2022년)으로, 매년 45.2%씩 급성장하고 있다.
연간 1조 넘는 거래가 이뤄지는 에어비앤비에서 미등록 숙소가 퇴출됨에 따라, 기존 다른 형태의 숙박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770만140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43만1000여명)보다 73.8%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상반기(843만9000여명)의 91.2% 수준이다.
이처럼 방한 외국인은 늘지만 숙소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권진수 호스텔코리아 대표는 “코로나때 많은 숙소가 문닫은 상태에서 코로나 종식 후 외국인 관광객 방한 규모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국내 숙소는 1년간 예약률 90%가 넘을 정도로 부족하다”며 “그런데 에어비앤비까지 줄게 되면 기존 숙박 시설의 몸값은 더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에어비앤비와 경쟁관계였던 생활형숙박시설에는 ‘호재’라는 분석이다.
생숙은 호텔과 달리 취사가 가능한 점이 장점이지만, 취사가 되는 에어비앤비 숙소에 밀려 객단가가 떨어져 수익률이 낮았다.
권 대표는 “에어비앤비 공급이 감소하면 아무래도 생숙 객단가가 올라갈 수 있다.
외국인 수요는 느는데 객실은 부족하므로, 기존 숙박업체들이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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