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추절(추석) 연휴와 국경절 연휴 '대목'을 앞두고도, 내수 둔화 탓에 중국의 주류 및 월병(月餠)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이라고 현지매체들이 전했습니다.

현지시간 8일 제일재경·시대재경 등 매체들에 따르면 올해 중추절 중국 바이주(白酒) 시장은 예년에 비해 침체됐습니다.

한 주류 취급 상인은 "중추절 바이주 시장이 근 10년 만에 가장 차갑다"며 "한편으로는 소매 채널이 가격 파동을 우려해 비축 의지가 강하지 않은 상태고, 다른 한편으론 기업 선물·복지 등 기존 대형 고객 수요가 위축돼 단체 구매가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민영 가격 공유 플랫폼을 보면 최근 보름 동안 중국 최고의 바이주 마오타이 도매 가격은 줄곧 하락세입니다.

마오타이 주력 제품인 '페이톈' 낱병 도매가는 이달 4일 기준 2천365위안(약 44만7천원), 박스 도매가는 병당 2천660위안(약 50만2천원)이었다. 작년 9월 낱병과 박스 도매가가 각각 2천785위안(약 52만6천원)과 3천5위안(약 56만7천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5%가량 떨어진 셈입니다.

중추절 대표 선물인 월병 판매도 줄었습니다.

중국베이커리산업협회에 따르면 작년 중국 월병 생산량은 총 32만t, 판매액은 220억 위안(약 4조 1천억 원)이었으나 올해는 생산량 30만 톤(t), 판매액 200억 위안(약 3조 8천억 원)으로 줄어들 전망입니다.

일각에선 내수 위축 외에 중국 당국의 반(反)부패 캠페인이 갈수록 강도를 더해가는 상황이 주류와 월병 판매 감소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마오타이 등 중국 명주와 월병은 전통적인 명절 선물이면서도 정부·기업 관계자들에겐 과대포장된 고가의 '뇌물'이 될 때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중국 최고 사정기관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작년 말 "부패가 갈수록 새로운 형태를 띠며 적발이 어려워지고 부패 사례의 반등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며 스마트폰의 에어드롭 기능을 통한 뇌물 수수 같은 신종 부패 수단과 강연료·컨설팅 비용 과다 수수, 고가의 술·월병·담배 선물 등에 주목했습니다.

[ 이정호 기자 / lee.jeongho@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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