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전세보증료만 100만원씩 나오네요. 관리비만 줄이면 될 줄 알았더니 전세보증료도 무시 못하네요."
5일 서울 은평 신축 빌라 전세를 계약한 30대 김 모씨는 "월세를 아끼려고 전세를 사는데, 관리비랑 보증료를 생각하면 전세대출 이자를 빼고도 매달 10만원씩 주거비가 추가되는 셈"이라며 "월세든 전세든 지출이 자꾸 늘어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전세를 구하는 수요자들에게 '전세보증료'가 '숨은 월세'처럼 주거비 부담을 키우는 요소가 되고 있다.

전세사기 예방을 위해 전세보증금이 축소되면서 그 차액만큼 월세를 내는 '반전세'가 많아진 데다 관리비와 전세보증료까지 내야 해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목돈이 없어 전세대출을 이용하는 청년과 신혼부부 등 서민 실수요자들은 "주거비가 계속 오른다"며 전세보증 지원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은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을 때 보증기관을 통해 전세금을 돌려받는 제도다.

전세사기 공포가 확산하면서 요즘 전세 시장에서 전세보증은 '필수'처럼 여겨진다.


전세보증기관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SGI서울보증(서울보증보험), 한국주택금융공사(HF)로 크게 세 곳이다.

기관마다 보증료율과 보증 한도 등 특성이 다르므로 수요자는 꼼꼼히 비교해 선택해야 한다.


HUG의 전세보증은 부채 비율, 주택 종류에 따라 보증료율이 다른데 최저 0.115~0.154%가 적용된다.

수도권 7억원 이하, 그 외 지역은 5억원 이하가 대상이다.


SGI의 전세보증의 경우 아파트 0.138%, 그 외 주택 0.208%가 적용된다.

보증료율은 높지만 아파트는 전세보증금에 제한이 없고, 아파트 외 주택은 10억원 이내까지 가능하다.

전세보증금이 많을 때 주로 이용한다.

HF의 전세보증은 보증료율이 0.04%로 가장 저렴하다.

또 다자녀·신혼부부·저소득자·다문화가정 등 우대 조건에 따라 0.02% 할인받을 수 있다.

수도권 7억원 이하, 그 외 지역은 5억원 이하 주택이 대상이다.


예를 들어 전세가가 2억5000만원일 경우 1년 기준 전세보증료는 HUG가 32만원, HF는 10만원, SGI는 48만원이다.

만약 전세가가 4억원이라면 HUG는 48만8000원, HF는 16만원, SGI는 76만8000원이다.


전세보증료는 전세보증금에 비례해 받기 때문에 전세가가 오를수록 전세보증료 부담도 커진다.

보증료 부담을 덜기 위해 임대사업자가 보증료의 75%를 내는 임대사업자 물건을 선호하지만, 임대사업자 주택은 전세보증 한도 축소로 전세 매물이 많이 잠겼다.


서울 강서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임대사업자 빌라는 보증료가 저렴해 손님들이 많이 찾지만 요즘은 매물이 드물다"며 "전세가가 오르면 보증료도 오르기 때문에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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