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코앞인데 난리났다”...‘조건부 전세대출’ 제한에 둔촌주공 수분양자 ‘패닉’

시중은행 조건부 전세대출 제한 제각각
세입자 구하기 어려워질 듯…입주 앞두고 곤혹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앞. [사진 출처 = 매경DB]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인 ‘올림픽파크포레온’이 11월 입주를 앞두고 혼란에 빠졌다.

주요 은행들이 ‘조건부 전세대출 취급 제한’ 적용을 각각 다르게 운용하면서 전세 세입자를 구해 잔금을 치르려던 분양자들의 계획에 차질이 생겨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KB국민·우리·NH농협은행은 일반분양을 비롯한 모든 주택에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취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들 은행은 대출 실행 시점 집주인 소유권 이전이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애초 중단하기로 한 전세자금 대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입하는 이른바 ‘갭투자’ 등 투기 수요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이들 은행에서는 일반분양자가 전세 들어올 임차인을 구하고, 임차인이 전세대출을 받는 당일 그 보증금으로 분양 대금을 완납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다만 NH농협은행은 대출 실행 전까지 집주인이 분양대금을 완납한 것이 확인되면 세입자에게 전세자금 대출을 내주기로 했다.

KB국민은행은 조건부 전세자금 규제를 오는 10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 시작 예정일이 11월 27일인데, 그 전에 실수요자 전세자금 대출이 가능하도록 여지를 남긴 것으로 해석된다.

올림픽파크포레온 수분양자와 입주자들은 난감해하고 있다.

해당 단지는 1만2000여 가구로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꼽힌다.

청약 당첨자는 초기 계약금 20%를 내고 전달 22일까지 6차례 중도금 대출을 받았고, 입주를 위해서는 남은 잔금 20%와 중도금을 내야 한다.

이 단지의 전용 84㎡(34평) 기준 분양가는 약 13억 원으로 초기 계약금을 빼고 11억 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통상 중도금은 입주 시에 주택담보대출로 전환되는데 담보인정비율(LTV) 60% 적용으로 그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달 초부터 적용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적용으로 소득이 적은 분양자들은 대출 한도가 줄어들었다.

여기에 더해 일부 은행이 세입자로부터 받은 전세금으로 분양대금을 치를 수 없도록 대출규제에 나서자 입주를 코앞에 두고 곤혹스러워진 것이다.

한편 지난달 26일부터 조건부 전세자금 대출을 중단해온 신한은행은 신규 분양 주택을 이번 정책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일반 분양자는 분양 계약서상 소유주로 등재돼 있기 때문에 나중에 잔금을 완납할 떄 소유권이 변경된다고 볼 수 없다는 해석이 근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