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보고있나”…몰려든 이민자 덕분에 그나마 인구 수 지킨 미국

美 의회예산국, “10년간 이민자로 인구 연 1.2% 성장”
2021년 팬데믹 기간 이후 순유입 인구만 930만명
불법이민자가 약 70%…대부분 중남미 출신
“이민급증은 임금엔 부담…정부 재정적자 완화 기여”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멕시코 남부 치아파스주를 지나는 고속도로를 따라 수많은 이민자들이 미국 국경을 향해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AP연합]

최근 10년간 미국으로 유입된 이민자들 덕분에 인구감소 없이 1990년대 이후 최고 수준으로 인구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의회예산국(CBO) 전망을 인용해 2020년 말부터 미국으로 유입된 이민자들이 약 900만명을 넘어서면서 최근 10년간 미국 인구성장률이 연평균 1.2% 성장하며 1990년대 초 이후 가장 높았다고 보도했다.


CBO에 따르면 특히 2021년 팬데믹 시기부터 미국으로 유입된 순이민자수만 약 93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이민자 유입이 없었다면 미국 역시 출산율 감소 추세에서 자유롭지 못해 미국 인구는 10년간 연평균 0.2%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미국 인구가 2040년경부터 감소하기 시작하게 됐을거라고 CBO는 예측했다.


이민자들 가운데엔 이민당국에서 ‘기타 외국인’으로 분류하는 미국에 불법 입국한 이민자가 대부분인 것으로 드러났다.

CBO에 따르면 2021년 이후 유입된 이민자 중 30% 미만인 260만명만 영주권을 발급받을 수 있는 합법적 이민자로 간주됐고, 나머지 650만명은 대부분 불법 이민자로 파악됐다.


또한 미 하원 국토안보위원회 추산에 따르면 2020년 후반 이후로 최소 200만명의 미 이민당국이 파악하지 못한 불법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이주한 것으로 여겨진다.


올해 7월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미국 경제가 오는 2034년까지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분의 대부분을 인구 증가로 인해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처=CBO]

WSJ는 이민법원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이민자들의 70~80%는 중남미 출신으로 스페인어를 구사하고, 미국인들보다 연령대와 교육수준이 낮고 일할 가능성은 더 높다고 덧붙였다.


16세 이상의 이민자는 경제활동참가율이 68%였지만 미국인의 경우 62%로 낮았다.


CBO에 따르면 교육 수준이 낮은 이민자들은 기존 미국인과 노동시장에서 경쟁하는 과정에서 저숙련·저소득 일자리를 중심으로 단기적으로 임금과 생산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이민자들이 경험을 쌓고, 교육에 투자해 혁신에 기여하면서 이 같은 부작용은 완화된다고 CBO는 덧붙였다.


CBO는 올해부터 2034년까지 향후 10년간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8.9조달러만큼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 중 이민 증가 등으로 인한 인구 증가가 7.8조달러로 경제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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