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 모델 퇴출, 좌파색 넣으려다 망했다”…실적 고꾸라진 두 회사, 다양성 마케팅 도마에

[사진출처=연합뉴스]
최근 미국 스포츠웨어 브랜드 나이키, 언더웨어 브랜드 빅토리아시크릿 등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기업이 진행 중인 ‘깨어있는(WOKE)’ 마케팅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나이키 주가는 연초 대비 21.86% 하락한 83.26달러로 장을 마쳤다.

2024회계연도 4분기(3~5월) 매출이 126억600만달러(약 17조4000억원)로 전년동기대비 1.7% 줄어들었다고 발표한 후 주가는 급락했다.


나이키의 올해 전체 매출은 한 자릿수 중반 수준의 하락세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특히 핵심 시장인 북미 지역에서 주력 상품인 운동화 매출이 줄고 있는 점이 뼈아프다.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5월 북미 지역 운동화 매출은 35억8700만달러로 한 해 전 같은 기간(38억700만달러) 대비 5.8%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나이키의 하락세 원인 중 하나로 다양성 추구 마케팅을 꼽는다.

나이키는 이미 수년 전부터 다양성 추구 마케팅을 펼쳐왔다.


지난 2018년 경찰관에 의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무릎 꿇기 시위’ 원조인 미식축구선수 콜린 캐퍼닉을 광고모델로 내세운 게 대표적이다.


역설적이게도 해당 논란 이후 매출은 오히려 늘어났다.

하지만 비슷한 논란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이 이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한 정치적 올바름을 강조한 마케팅 전략 역시 나이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적 올바름이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제시한 정치 어젠다로, 인종·민족·젠더·종교에 들어있는 편향성과 선입견을 극복하자는 운동이다.

이 운동은 전세계를 대표하는 좌파 이데올로기로 자리잡았다.


나이키는 지난 3월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 유니폼 국기를 빨간색, 파란색, 보라색 등 색상으로 디자인 한 탓에 리시 수낵 전 영국 총리와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현 총리)가 동시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기도 했다.


마이클 세라지오 보스턴칼리지 교수는 인터넷 매체 복스(VOX)에 “상업적 커뮤니케이션은 자신이 주도하려 해선 안되고 분위기를 따라야 한다”며 “공격적으로 정치적 신념을 강요할 경우 반감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빅토리아시크릿 역시 분위기는 비슷하다.

과거 빅토리아시크릿은 화려한 고가의 언더웨어를 선보이며 인기를 끌었고 지젤 번천과 지지 하디드 등 세계적 모델을 내세운 패션쇼는 매년 화제였다.


하지만 지난 2010년대 후반부터 성상품화 논란에 이어 외모와 관계없이 자신의 신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자는 ‘바디 포지티브(body positive) 운동’이 확산되면서 빅토리아시크릿은 공격의 대상이 됐다.


결국 빅토리아시크릿은 2019년부터 패션쇼를 폐지했다.

이후 플러스사이즈 모델을 기용하는 한편 소수자들을 대거 모델로 내세웠으나 상황은 더 악화됐다.

2019년 빅토리아 시크릿의 연매출은 75억900만달러에 달했지만 지난해 매출은 61억8100만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업계에서는 빅토리아시크릿이 성 상품화와 루키즘(외모지상주의)에 대한 반발로 플러스 사이즈 모델과 성·인종 소수자 등을 모델로 내세우는 등 다양성 마케팅을 앞세웠지만 오히려 이같은 과한 마케팅 전략이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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