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 잃으면 끝장" 조부 뜻이어 … 3대 신평사 '올 A' 따낸 정의선


"사업은 망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지만 신용은 한 번 잃으면 그것으로 끝이다.

"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생전에 신용의 가치를 이같이 강조했다.


정주영 회장의 성공 신화는 신용 축적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주영 회장은 19세 때 무일푼으로 상경해 서울 왕십리 쌀가게 '복흥상회'에 취직한 뒤 성실하게 일하면서 쌀가게 주인의 신뢰를 얻었고, 23세에 아무런 조건 없이 가게를 넘겨받았다.

25세에 자동차 수리 공장 '아도서비스'를 인수할 자금을 모을 때는 그간 쌓은 신용의 도움을 받았다.


40세에는 사재를 헐고 현대건설의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그는 신용을 지키기 위해 고령교 복구공사를 완수했다.

56세 때 조선소도 없는 상태에서 그리스 선주가 발주한 대형 유조선 2척을 수주하는 데 성공한 것도 평생에 걸쳐 적립해놓은 신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정주영 회장에 이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탄탄한 재무 성과와 미래 전동화 비전을 바탕으로 주요 계열사의 대외 신인도를 비약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들어 무디스·피치·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에서 신용등급 'A' 등급을 획득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3대 신용평가사가 '올A' 등급으로 평가한 곳은 현대차·기아를 포함해 일본 도요타·혼다와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등 4곳뿐이다.


현대차·기아는 신용등급 상향을 계기로 전동화, 소프트웨어중심차(SDV),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로보틱스 등 미래 사업 추진에 더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기아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5년간 총 38조원을, 현대차는 2033년까지 10년간 120조5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판매 톱3 안착에 이어 세계 3대 신용평가사에서 모두 A등급을 획득한 것은 현대차·기아는 물론 한국 자동차산업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지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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