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 가요 손이 가, 남들 올릴 때 내리니”...해태·오리온의 ‘가격 역주행’

해태제과·오리온 추석 앞두고 ‘가격 인하’
해태, 비스킷 3종 평균 6.7% 낮춰
오리온, 주요 제품 대상 특별 할인전
“국제 밀 가격 하락세에 따른 것”

해태제과 사옥. [사진 = 해태제과 제공]
식품·유통업체들이 잇달아 가격을 인상한 가운데 국내 대표 제과 업체 해태제과와 오리온이 가격을 내리며 ‘역주행’하고 있다.

정부의 물가 안정화 기조에 발맞추면서 추석 명절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나선 조치인 것으로 보인다.

해태와 오리온이 쏘아 올린 ‘가격 인하 신호탄’이 업계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해태제과는 오는 9일부터 계란과자, 칼로리바란스, 사루비아 등 비스킷 3종 가격을 평균 6.7% 내리기로 했다.


소비자 가격 기준 계란과자(45g)는 기존 1200원에서 1100원으로, 칼로리바란스 치즈(76g)는 2000원에서 1900원으로, 사루비아 통참깨(60g)는 1500원에서 1400원으로 각각 100원씩 인하된다.


오리온도 가격 인하에 동참하는 모양새다.

오리온은 10년 넘게 가격 변동 없는 주요 제품을 대상으로 특별 할인전을 열어 소비자 부담을 줄이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0년 넘게 가격을 올리지 않은 22개 브랜드 중 고래밥, 초코송이, 오징어땅콩, 마이구미, 촉촉한초코칩 등 주요 제품을 할인 판매한다.


두 기업의 가격 인하 행보는 가공식품 가격을 줄줄이 올리고 있는 타 업체들과는 정반대의 행보다.

오뚜기, 대상을 비롯한 식품 업체들이 가공식품 가격 인상에 나섰지만 해태와 오리온은 오히려 가격 낮추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10년 이상 뚝심 있게 지켜온 가격’ 특별 행사. [사진 = 오리온 제공]
추석 명절을 앞두고 소비자 부담을 덜기 위해 가격을 낮춘 것이라는 게 두 기업의 설명이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여전히 원가 부담이 높은 상황이지만 고객의 부담을 줄이고 물가안정에 동참하기 위해 제품 가격을 인하했다”고 밝혔다.


오리온 관계자 역시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고자 이번 이벤트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제 밀 가격 하락에 따라 제품 가격을 내릴 수 있었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 밀 선물가격은 t당 200달러(약 27만원)였다.

미국과 러시아 등에서 생산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미국에서 밀 수확이 진행되면서 전월 대비 9.0%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주머니 사정만 걱정해서 가격을 내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밀 가격 인하 등 요인으로 가격 인하 결정을 내릴 수 있었을 것”이라며 “추석 시즌에 맞추어 가격 인하를 통해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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