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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챗GPT] |
프랑스가 새로운 학기의 시작과 함께 학생들의 휴대 전화 사용을 금지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2일 프랑스 교육당국은 200개 중학교를 시범 정책 대상으로 선정해 이달부터 휴대 전화 이용을 물리적으로 막는다.
이른바 ‘디지털 쉼표’ 사업이다.
등교할 때 교사에게 휴대 전화를 제출하고 하교할 때 돌려받거나, 휴대 전화 전원을 끄고 사물함에 봉인하는 방식으로 교내에서의 휴대 전화 사용을 제지한다.
프랑스는 앞으로 4개월간 사업을 시행한 뒤 평가 작업을 거쳐 성공적이라는 판단이 내려질 시 내년부터 디지털 휴식을 모든 학교로 확대하기로 했다.
프랑스는 지난 2018년부터 초·중학생에게 교내에서 휴대 전화를 꺼내면 안 된다는 방침을 고수해 왔으나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설립한 스크린 사용 전문가 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청소년들이 스크린에 과도하게 노출될 경우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디지털 기기가 불면, 신체 활동 부족, 비만 및 과체중, 시력 저하 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3세 이하 아이들은 모든 디지털 기기와 접촉하지 않도록 조치하고, 11세 이전에는 휴대 전화 사용을 금지하고, 13세 이전에는 인터넷 접속이 안 되는 휴대 전화를 개통하고, 15세 이전에는 인터넷 접속은 가능하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불가능한 휴대 전화를 허용하는 등 단계적 통제를 권장했다.
프랑스에서는 스마트폰으로 인한 학교 폭력 사건이 연달아 발생해 지역사회의 공분을 산 바 있다.
특히 몽펠리에에서 집단 구타를 당한 A양(13세)은 SNS에서 먼저 괴롭힘을 당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비리샤티용에서 집단 폭행에 의해 사망한 B군(15세)도 마찬가지였다.
교내에서 휴대 전화 사용을 금지하는 국가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앞서 영국도 스마트폰의 폐해로부터 미성년자를 보호해야 한다며 사용 제한을 촉구했다.
성착취, 폭력, 마약 등 유해한 콘텐츠를 규제해 달라는 요구도 빗발쳤다.
또 학부모가 휴대 전화 관련 문제로 교사를 고소하지 않도록 보호책도 제공할 계획이다.
독일은 공식적으로 휴대 전화 사용을 막는 지침을 송달하지는 않았지만 대부분의 초·중등학교에서 교육 목적 외 디지털 기기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올해 들어 중학교 교실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할 것을 권고했다.
포르투갈은 매달 휴대전화 없는 날을 지정하고 있다.
포르투갈 교육당국은 조만간 가이드 라인을 마련해 학교장들과 논의할 예정이다.
스페인도 비슷하다.
이탈리아는 지난 2022년부터 교내에서의 휴대 전화 사용을 제한해 왔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에서도 포착됐다.
로스앤젤레스(LA), 플로리다, 인디애나, 루이지애나주, 사우스캐롤라이나, 캘리포니아, 뉴욕주 등은 교내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초·중등학교에 서면을 보내거나 결의안을 채택하는 등 진행 속도에는 차이가 있지만, 궁극적으로 휴대 전화 없는 교육 현장을 만들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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