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프로세싱 방식으로 지속가능항공유를 생산하는 에쓰오일 온산공장 전경. 에쓰오일

에쓰오일이 대한항공티웨이항공에 지속가능항공유(SAF)를 공급한다.

향후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차세대 친환경 항공유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해 전용 설비 구축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1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업계 최초로 국내 공항에서 출발하는 상용 운항 정기 노선 여객기에 국내에서 생산한 SAF를 공급한다.

대한항공에는 인천~도쿄 하네다공항을 정기 운항하는 노선에 지난달 30일부터 SAF를 공급하기 시작했고, 티웨이항공에는 인천~일본 구마모토 노선에 2일부터 주 1회 SAF를 공급한다.


에쓰오일이 공급하는 SAF는 휘발유, 등유 등 석유제품을 만드는 기존 정제시설을 활용해 폐식용유 등 바이오 원료를 투입하는 '코프로세싱(Co-processing)'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에쓰오일은 지난 1월 정유업계 최초로 폐식용유와 팜유 부산물 등 바이오 원료를 이용한 설비 가동을 개시했다.

이어 4월에는 업계 최초로 ISCC 탄소 상쇄 및 감축 제도(CORSIA) 인증을 획득하며 SAF 생산을 공식화했다.




에쓰오일이 SAF 생산 기반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탈탄소 기조와 환경 규제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글로벌 항공업계의 탄소중립 목표치 달성에 필요한 SAF 생산량은 2030년 230억ℓ에서 2050년엔 4490억ℓ까지 급증한다.

프레시던스리서치는 SAF 시장 규모가 내년 12억5000만달러에서 2031년 104억2000만달러까지 9배 가까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EU는 내년부터 27개 회원국의 모든 공항에서 항공기 급유 시 SAF를 2% 섞도록 의무화할 예정이다.

SAF 혼유 비율은 2030년 6%, 2035년 20%, 2050년 70%까지 확대된다.

항공유 최대 소비국인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탄소 배출량을 50% 줄인 SAF에 대해 1갤런당 1.25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준다.


현재 국내에는 코프로세싱 방식 외에 SAF 전용 생산설비가 전무하다.

현재 국내 최대 생산 수요 예상치는 연간 항공유 소비량이 700만t으로 가장 많았던 2018년 기준 1%인 7만t이다.

지난해 SAF 생산량인 60만t의 10% 수준이나 이마저도 공급하기 빠듯한 수준이다.

정유업계에서는 SAF 전용 생산설비 건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SAF의 생산 단가는 일반 항공유의 최대 3배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용 생산설비는 기본적으로 하나가 수십만 t 수준"이라며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쓰오일도 전용 설비 구축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안와르 알 히즈아지 에쓰오일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국내는 물론 해외 수요 증가에 대비해 안정적으로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서 SAF 전용 생산시설 건설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가 끝나는 2026년부터 SAF 전용 생산설비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상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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