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전역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의 서비스가 전격 중단되자 정치권과 사회에서 찬반 여론이 뜨겁게 대립하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브라질의 통신 규제 기관인 아나텔은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에 엑스에 대한 사용자의 접근을 차단하라고 지시했다.

차단 기간은 이날 0시부터 엑스가 관련 규정을 준수할 때까지다.


가상사설망(VPN) 등 우회 경로를 통해 엑스에 접속하는 개인이나 기업에는 하루 5만헤알(약 1192만원)의 벌금을 물린다.


엑스를 소유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자신의 엑스 계정에 "엑스는 브라질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뉴스 소스"라면서 "폭군 볼드모트(브라질 대법관을 지칭)가 국민 언론의 자유를 짓밟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가 아무리 엑스를 막으려고 노력해도 브라질 국민은 그의 범죄를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조사업체인 이마케터에 따르면 브라질에서는 4000만명이 한 달에 최소 한 번 엑스에 접속하는데, 이는 전체 인구의 약 5분의 1 수준이다.


앞서 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 브라질 연방대법원 대법관은 브라질 방송·통신 감독 기관에 엑스 접속 차단을 명령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엑스가 24시간 내로 법률대리인을 지정해야 한다고 명령했지만, 엑스가 이를 따르지 않자 서비스 중단 명령을 내렸다.

엑스는 지난달 초부터 브라질 내에 법률대리인을 두지 않고 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전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모라이스 대법관의 결정을 지지했다.

그는 "브라질에 투자한 시민은 그가 어디에서 왔든 브라질의 헌법과 법률을 적용받는다"며 "돈이 많다고 이를 무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우파 야당은 대법원의 엑스 서비스 중단 명령을 비판하고 나섰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은 인스타그램에 "이번 조치는 표현의 자유뿐만 아니라 국가 안보부터 시민에게 전달되는 정보의 질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브라질에서 사업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브라질에 대한 신뢰를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우파 야당인 자유당 소속의 니콜라스 페헤이라 하원의원은 "폭군들이 브라질을 또 다른 공산주의 독재 정권으로 만들고 싶어 하지만 우리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소속의 비아 키시스 하원의원은 지모라이스 대법관 탄핵 절차 개시를 촉구했다.


엑스 접속 차단에 브라질 사회도 크게 술렁이고 있다.

브라질 예능 작가인 시쿠 바르니는 인스타그램이 개발한 소셜미디어 스레드를 통해 "나는 지금 세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전혀 모른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밝혔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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