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즈니스 리더 ◆
이충우 기자

'스타벅스, 쉐이크쉑, 이케아, 영종도 인스파이어 리조트.' 세련된 인테리어로 방문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들 공간에는 동국씨엠의 프리미엄 컬러강판 '럭스틸'을 내 외장재로 선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컬러강판은 특수 도금한 철판 위에 다양한 색깔과 무늬, 질감을 입히는 방식이라 부식과 마모에 강하고 색상이 오래 지속된다.


경기 침체로 철강 산업 전반이 부진을 겪고 있지만 고부가가치 제품인 컬러강판 시장은 제강사들의 수익성을 책임지는 '효자' 상품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동국씨엠도 최근 인수·합병(M&A)에 나서는 등 확장 행보를 보이고 있다.


동국씨엠 본사가 있는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최근 만난 박상훈 동국씨엠 대표는 "동국제강그룹이 철강 업계로는 처음 브랜드화에 성공한 럭스틸을 계기로 고급 건자재로 인정받고 있다"며 "대리석, 나무와 같은 경쟁 대상의 질감을 구현해내 '철의 영역'을 넓혀가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엔지니어 출신인 박 대표는 부산공장장과 냉연영업실장을 역임하며 현장과 실무 경험을 두루 쌓았다.

지난해 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열연을 주축으로 한 동국제강과 냉연 사업을 맡은 동국씨엠으로 인적분할할 당시 동국씨엠 수장으로 발탁됐다.


박 대표는 동국제강그룹 오너 일가의 컬러강판 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장세욱 동국홀딩스 부회장이 동국씨엠의 전신인 유니온스틸 사장을 맡고 있을 당시 칼라생산팀장과 가전칼라생산팀장을 역임하며 장 부회장과 손발을 맞춰 가전용 컬러강판 전용 라인을 신설했다.

이는 럭스틸의 후속 브랜드이자 가전용 컬러강판 '앱스틸' 출시로 이어졌다.

다양한 디자인을 구사하는 앱스틸은 삼성전자 비스포크와 LG전자 오브제 등의 맞춤형 가전 강판으로 쓰인다.


매출 중 62%가 해외에서 발생하는 동국씨엠은 강달러 수혜도 입었다.

수출 비중을 늘리고 럭스틸·앱스틸 등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 영업으로 실적은 개선됐다.

동국씨엠은 지난 2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 291억원, 순이익 229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각각 22.2%, 7.3% 증가한 수치다.


박 대표는 "지난해 인적분할로 냉연 본연의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됐다"며 "2030년까지 컬러 제품 생산·판매 100만t 구축에 주력하고 해외 거점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의 이 같은 계획은 최근 동종 업계 4위 아주스틸 인수로 한 발짝 가까워졌다.

지난 8월 동국씨엠은 총 1285억원을 들여 아주스틸 지분 56.6%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박 대표는 "아주스틸의 국내 생산라인과 해외 거점을 통해 양적 성장과 사업 영역 확장을 추진하겠다"며 "원재료 조달, 생산, 영업마케팅, 구매, 연구개발(R&D) 등에서 시너지를 내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아주스틸이 보유한 폴란드 공장은 유럽 진출의 전진기지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폴란드 공장에는 컬러강판라인(CCL)을 비롯해 디지털 프린팅, 가공설비, 프레스 등 후공정 설비까지 투자가 진행 중이다.

이번 기업 결합으로 동국씨엠은 국내외 컬러강판 시장에서 안정적인 세계 1위라는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박상훈 대표
△1967년 대구 출생 △1986년 영남고 졸업 △1993년 경북대 화학공학과 졸업 △1993년 연합철강 입사 △2006년 유니온스틸 기흥공장 총괄팀장 △2017년 동국제강 상무 △2018년 동국제강 부산공장 공장장 △2019년 동국제강 상무 겸 냉연영업실장 △2021년 동국제강 전무 겸 냉연영업실장 △2023년~ 동국씨엠 대표이사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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