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준공된 농심 부산 녹산공장 전경. 농심은 이 공장 옆에 연면적 5만1000㎡(1만5500평) 규모의 수출 전용 공장을 세워 생산량을 2배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농심


농심이 부산 녹산국가산업단지에 'K푸드 전초기지'를 만들고 해외 사업을 확장한다.

세계적으로 한국 라면 인기가 높아지자 수출 전용 공장을 새로 짓고 과감하게 투자하겠다는 전략이다.


1일 농심은 내년 상반기 부산 강서구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수출 전용 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6년 상반기 완공해 그해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하는 것이 목표다.

공장은 기존 녹산공장 옆 유휴용지에 연면적 5만1000㎡(1만5500평) 규모로 짓는다.

투자금액은 1918억원이다.

농심은 교환사채(EB)를 발행해 약 14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교환사채란 회사가 소유하고 있는 다른 회사의 주식으로 사채를 교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채권을 말한다.


녹산 수출 전용 공장이 준공되면 첨단 생산라인 3개에서 연간 5억개의 라면이 생산된다.

기존 부산공장에서 만들어 수출하던 물량과 비슷한 규모다.

세계적으로 K라면 열풍이 불며 수출이 늘자 농심은 지난해와 올해 부산공장의 라인을 1개씩 추가하며 생산량을 늘렸다.

이마저도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 전용 공장을 따로 만들기에 이르렀다.

새 공장에서는 신라면, 너구리, 짜파게티 등 수출 효자 제품을 우선 생산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농심은 미국법인(10억개)과 중국법인(7억개)을 아울러 연간 약 27억개의 수출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내수용 물량까지 더하면 총 60억개에 달한다.

녹산 수출 전용 공장은 준공 이후 생산라인을 최대 8개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산술적으로 따지면 라면을 연간 35억개 이상 찍어낼 수 있다.


농심 라면 수출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증가세다.

2021년 라면 국내 매출 1조9439억원 대비 수출은 1420억원(7.3%)이었지만 지난해에는 내수 2조4816억원 대비 수출이 1982억원(8%)까지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수출(1287억원)이 내수(1조2786억원)의 10%를 넘어섰다.


미국과 중국에 법인을 두고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인 농심이 수출 전용 공장을 국내에 마련하는 것은 일본과 동남아시아, 유럽 등 수출국이 다양해지는 추세 때문이다.

농심의 유럽 지역 매출액은 2022년 4830만달러(약 641억원)에서 지난해 6010만달러(약 798억원)로 24.4% 증가했다.

기존 라면 수출이 한인 교민들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이제는 유럽·동남아 등에서 현지인들을 중심으로 K푸드 열풍이 퍼지면서 성장 가능성이 더 커졌다.


녹산 수출 전용 공장을 기반으로 농심은 내년 초 유럽에 현지 법인을 세우고 남미·아프리카·오세아니아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농심은 전국 6곳에 공장이 있다.

이중 부산·녹산공장 등 부산 지역에만 2곳이 있다.

부산신항을 통해 수출로 연결되는 부산공장과 가까운 곳에 수출 전용 공장을 만들어 수출 연계효과를 높일 수 있다.

농심은 울산 삼남물류단지에도 2027년까지 연면적 16만5200㎡(약 5만평)의 물류센터를 짓기로 했다.

농심 관계자는 "전 세계 어디에서나 농심 제품을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홍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