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한국은 훨씬 더 많이 주지?”...필리핀 이모 논란, 홍콩도 주목

홍콩SCMP, 관련 논란 집중보도
전문가 다수 회의적 반응 소개
“저출산 해소에 기여 못하고
불법 체류자만 늘어날 것”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 두 번째)이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필리핀 가사관리사 임금, 문제와 해결책은’ 세미나에서 발언 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국내 외국인 가사 돌보미 채용 시범 사업이 시작 전부터 각종 소음에 휩싸이면서 외신들도 주목하고 있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왜 한국의 필리핀 가사 돌보미들은 홍콩, 싱가포르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받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논란이 되는 사안들에 대해 보도했다.


이 신문은 돌보미들에게 지급되는 임금수준이 일반 가정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데다, 도입 취지인 저출산 관련 인력 문제 해소에 기여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 돌보미들이 더 나은 일자리를 위해 자리를 이탈하면서, 불법 체류자 숫자 증가로 이어질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은 지난해 여성 1인당 합계 출산율이 0.72명을 기록하는 등 전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경신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양육가정의 가사육아부담 경감 및 여성의 경제활동 촉진을 통한 저출산 해소를 목표로 지난 2022년 부터 고용부와 함께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전문가들 대다수는 회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숭실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허준수 교수는 SCMP에 “외국인 돌보미 도입은 임시책에 불과할뿐, 국가 지원 돌봄 서비스를 확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여성연대 배찬민 대표는 “문제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려면 외국인 돌보미를 고용하는 단기 해결책보다는 근무 환경과 임금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예비 엄마인 한 여성은 “외국인 도우미 도입 보다는 공공 보육센터 확충 및 육아휴직 연장 지원이 우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필리핀 가사 돌보미들은 양국 정부간 협정에 따라 내국인과 동일한 최저임금을 적용받는다.

따라서 하루 8시간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월 238만 원을 지불하게 된다.

이는 현재 싱가포르나 홍콩에서 외국인 돌보미들이 받는 평균 월급 50만 원~80만 원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다만 이들나라들과 달리 입주가 되지 않는 한국은 주거비, 식비, 교통비 등은 모두 돌보미들이 자부담으로 하게 된다.


고비용 논란에 지난 27일 국회에서 세미나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들 외국인 돌보미들에 대한 최저임금 차등 적용과 가구별 직접고용 등의 대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편,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헌법, 국제기준, 국내법과 충돌할 것” 이라며 최저임금 차등 적용에 반대하고 있다.


SCMP는 이번 시범 사업 이전부터 필리핀 출신 외국인을 쓰고 있다는 여성을 인용, 최저임금 보장 발표 이후 이들의 태도가 강경해졌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들 대부분은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최저임금 이하의 보수를 받아왔으나 갑자기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하며 들어주지 않으면 일을 관두겠다고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여성은 “정책이 오히려 돌봄 서비스 시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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