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결단 빛났다” LG전자, 삼성보다 먼저 ‘10만전자’…밸류업 기대감에 주가↑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출처 = LG]
LG전자 주가가 30일 장중 10만원선을 돌파했다.

LG그룹 지주사인 LG가 LG전자 주식을 2000억원어치 사들인다는 소식과 맞물려 주주가치 제고와 체질 개선에 나선 LG전자 모습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면서다.


30일 LG전자는 장 초반 전날 대비 7.4%까지 주가가 급등하면서 10만 4500원를 찍었다.

오후 내내 3%대 증가세를 보였던 LG전자는 이날 장 마감 직전 상승분을 일부 반납하며 전일대비 2.16% 오른 9만9400원에 장을 마쳤다.


그 동안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LG전자 주가가 이날 급등한 이유는 전날 LG가 2000억 규모의 LG전자 주식(약203만주)와 LG화학 주식(약 96만주)를 2차례에 걸쳐 장내매수 방식으로 취득한다고 공시한 영향이 컸다.


LG가 밝힌 LG전자 지분 확대 이유는 안정적인 경영권 유지와 LG의 수익 구조 제고다.

LG전자는 올해부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성향을 상향하고 반기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LG전자는 최근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 계획을 예고 공시하며 주목을 받았다.


주요 10대 그룹 중 밸류업 참여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LG전자가 처음이다.

세부 사항은 올해 4분기 중 발표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1일 국내외 기관투자자 및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초청한 ‘LG전자 인베스터 포럼에서 “LG전자는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성장률은 8%, 영업이익률은 6%, 기업가치는 4배 수준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 CEO는 “강한 자신감과 책임의식을 가지고 목표 달성을 위해 일관성 있고 강력한 전진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출처 = 뉴스1]
LG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21조6944억 원)과 영업이익(1조1962억 원) 모두 같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특히 기존 가전을 바탕으로 한 주력사업과 신성장 동력으로 꼽은 사업이 성과를 골고루 잘 거둬 고무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LG전자에 따르면 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의 2분기 매출은 8조 8429억원, 영업이익은 6944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모든 분기를 통틀어 최대치였고, 영업이익은 2분기 기준 최대를 기록했다.


LG전자는 현재 기존사업의 성장 극대화 뿐 아니라 플랫폼 기반 서비스 사업, B2B 가속화, 신사업 육성 등을 통해 체질 개선에 힘쓰고 있다.


기존 사업의 성장 극대화 차원에서 추진 중인 가전 구독 사업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33% 성장한 1조1341억원으로 유니콘 사업 반열에 올랐다.


가전 구독 사업의 뒤를 이어 연매출 1조원을 곧 돌파할 것으로 기대되는 부문은 웹OS 기반 광고·콘텐츠 사업과 냉각시스템 칠러 사업이다.


특히 최근 인공지능(AI) 열풍에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구축이 늘어나면서 냉각시설로 활용되는 칠러 사업이 강세다.

LG전자는 3년 안에 칠러 사업에서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출처 = LG전자]
칠러는 냉난방공조(HVAC) 사업 중에서도 냉매로 물을 냉각시켜 차가운 바람을 만들고 대형건물 등에 냉방을 공급하는 설비를 말한다.


최근 3년간 LG전자의 칠러 사업 연평균성장률은 15%를 넘는다.

같은 기간 해외 매출은 2배 이상으로 늘었다.


LG전자는 현재 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 등 빅테크 데이터센터에 칠러를 공급하기 위해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HAVC의 주된 수요처는 건물이지만 최근 데이터센터의 냉각 솔루션 수요가 향후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HVAC의 핵심 기술은 인버터, 히트펌프, 컴프레서인데 이는 LG전자가 가장 잘하는 영역”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 계획과 여러 신사업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LG전자의 목표주가를 14만원까지도 제시한다.


상상인증권 측은 “LG전자는 글로벌 가전 시장 역성장에도 좋은 실적이 기대된다”며 “특히 다양한 신사업을 통해 B2C에서 B2B로, 또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사업 무게 중심을 옮겨가며 글로벌 가전 시장 둔화를 견딜 체력을 기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현재 B2C, 단품 형태의 매출 구조 등 포트폴리오의 한계를 인식하고 새로운 성장 관점에서 B2B를 확대하고 있다”며 “신성장 사업 및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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