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국내 최대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의 운영 노하우를 이식한 새로운 쇼핑 공간을 선보였다.

경기 용인시에 있는 죽전점을 19년 만에 대대적으로 재단장해 '스타필드 마켓'으로 내놓은 것이다.

판매시설을 촘촘하게 배치하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점포의 핵심 공간을 휴식·체험·문화 공간으로 채웠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할인점 업태의 성장이 한계에 봉착한 상황에서 업계 1등인 이마트가 새로운 실험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이마트는 5개월간의 공사를 거쳐 죽전점을 지역 밀착형 쇼핑몰 '스타필드 마켓 죽전'으로 탈바꿈시켜 공개했다.

2005년 개점 이후 19년 만에 이뤄진 변신이다.


이날 기자가 방문한 스타필드 마켓 죽전에서는 매장을 방문한 고객이 가장 먼저 접하는 1층 핵심 공간의 변화가 눈에 들어왔다.

해당 공간은 판매시설 대신 특화 공간으로 채워졌다.

495㎡(약 150평) 규모의 '북그라운드(책마당)'와 각종 행사·공연을 즐길 수 있는 '이벤트 스테이지(행사 무대)'가 들어섰다.

주변에는 고객이 편히 머무르며 쉴 수 있는 라운지 가구가 배치됐다.

스타벅스 매장도 경계선을 두지 않고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2층은 가족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한 공간으로 꾸며졌다.

유아패션 브랜드 매장과 연결된 '키즈그라운드(아이 놀이터)'는 자녀를 동반한 30·40대 고객이 쇼핑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휴식하고 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아기 침대와 기저귀 갈이대 등을 갖춘 유아 휴게실도 있다.


기존에 지하 1층과 지상 1층, 2개 층에 걸쳐 있던 이마트 매장은 식료품 전문 매장으로 탈바꿈해 지하 1층에 압축해 들어갔다.

신선식품 매장 한복판에 대용량 초저가 상품을 정상가보다 20% 이상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홀세일존'을 배치했다.

도시락과 샌드위치 등 델리 상품에 특화한 '그랩앤고' 코너는 길이 9m로 크게 확대돼 매장 입구에 들어섰다.

품목별 매대 곳곳에는 고객 수요가 높은 인기 상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슈퍼 프라이스존'이 생겼다.


할인마트에선 보기 힘든 입점 매장을 통해 스타필드의 운영 노하우가 이식됐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새로 입점한 54개 유명 브랜드 중 15개는 이마트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것이다.

식음료 매장에는 유명 도넛 디저트 카페 '노티드'와 서울 성수동의 경양식 전문점 '요쇼쿠', 도곡동의 샤브샤브 전문점 '선재', 캐주얼 중식 전문점 '스타청담', 오랜 전통의 회전스시 전문점 '갓덴스시' 등이 들어섰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무인양품'은 경기 남부권 최대 규모의 매장을 차렸다.


이마트가 죽전점을 미래형 마트 실험의 시범 점포로 선정한 건 이곳이 가진 상징성 때문이다.

죽전점은 지난해 이마트 점포 중 매출 1위(온라인 제외)를 기록한 회사의 핵심 점포다.

재단장 후에는 고객 반응과 실적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

이마트는 그룹 역량을 전폭적으로 투입하기도 했다.

그동안 백화점(신세계 경기점)과 이마트(죽전점)가 따로 경기 남부 상권을 공략해왔지만, 앞으로는 협업을 늘리기로 한 것이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유통시장에서 마트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고객의 시간을 점유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 구성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스타필드 마켓은 여가와 쇼핑 체험을 동시에 제공하는 신개념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이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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