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금융당국, 재계에 '밸류업' 독려 총력…LG전자 ‘10대 그룹’ 중 첫 참여

【 앵커멘트 】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시행된지 벌써 3개월이 다 돼 가는데요.
아직까지 상장사들의 밸류업 공시 참여율은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자세한 내용 스튜디오에 나와 있는 취재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조문경 기자, 안녕하세요.

【 기자 】
네,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밸류업 공시에 기업들이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오늘(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밸류업 계획을 자율공시한 기업은 모두 8곳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단 0.3%만 밸류업 계획을 밝힌 건데요.

곧 자율공시를 하겠다고 예고한 상장사 10곳을 포함해도 약 0.7%로, 참여 기업이 1% 채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특히 참여 기업의 절반이 금융지주와 증권 등 금융업으로 나타났는데요.

주요 기업들은 아직까지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전체 상장사 중 1%도 안된다니, 기업들이 상당히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 같은데요.
저조한 공시 참여율에 거래소와 금융당국 수장들이 기업들의 참여 독려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요?

【 기자 】
네, 아무래도 삼성과 SK 등 주요 기업들의 공시 참여를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나섰는데요.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지난 22일 10대 그룹 상장 기업의 재무 담당 임원들과 만나 밸류업 공시 참여를 요청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삼성전자·SK·LG·HD현대·신세계 등 주요 기업 임원들이 참석했는데요.

해당 기업들은 상반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됨에 따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 역시 공식 석상에서 상장사들에게 자율적으로 밸류업에 참여해달라고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앵커멘트 】
적극적인 독려에도 불구하고, 재계는 아직까지 밸류업 공시 참여율이 저조한 모습인데요.
LG전자가 10대 그룹 중 처음으로 밸류업 계획에 대한 공시를 냈죠?

【 기자 】
네, LG전자가 재계에서 처음으로 '밸류업 공시' 참여를 선언하며, 기업가치 제고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요.

지난 21일 기업가치 제고 계획 예고를 공시했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오는 4분기 중 발표한다는 계획입니다.

특히 같은 날 '인베스터 포럼'을 개최했는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중장기적인 성장 방안을 제시하며 투자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습니다.

▶ 인터뷰 : 조주완 / LG전자 대표이사
- "2030년에는 52% 이상으로 (매출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여기서 창출되는 영업이익은 30년에는 76%까지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계획…(구독‧플랫폼‧칠러) 세 가지 포트폴리오 전환 영역은 핵심 사업군으로 성장해 구조적인 변화와 지속적인 성과를 창출해 궁극적으로는 기업의 가치를 올리는 근간이 될 것입니다."

기업체질 개선을 통해 2030년까지 기업가치를 7배 높이겠다는 구상입니다.

증권가는 LG전자가 자사주 소각 등 휘발성 주가 부양 방안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성장 전략을 공개했다는 점에서 기업 가치 증대가 기대된다고 평가했습니다.

【 앵커멘트 】
이렇게 LG전자가 밸류업을 위한 첫 발을 떼면서, 오는 28일 예정된 현대차의 '인베스터 데이'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요?

【 기자 】
네, 현대차 역시 이번주 CEO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하는데요.

증권가는 이번 인베스터 데이에서 현대차가 대규모 주주환원 계획을 밝힐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현재 현대차의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은 최소 배당성향 25%와 기존 자사주 1% 소각인데, 신규 자사주 매입과 소각 계획이 추가로 예상된다는 겁니다.

예상 규모는 총 3조5천억 원으로 매년 7천억 수준, 5년에 걸쳐 진행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는데요.

다만, 밸류업 공시 참여에 대한 계획은 아직 내놓고 있지 않습니다.

주요 기업 중에서는 SK그룹이 밸류업 참여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에 SK 주요 계열사들은 밸류업 계획을 완성하는 대로 공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증권가에 따르면, SK는 4분기 중으로 자회사들의 밸류업 계획까지 반영한 지주회사 밸류업 계획 발표할 예정입니다.

【 앵커멘트 】
이런 가운데, 다음달에는 거래소가 밸류업 지수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지수 발표와 함께 밸류업 참여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고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한국거래소는 다음달 중으로 밸류업 지수를 발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데요.

국내 자산운용사들을 상대로 사전 수요조사를 완료하는 등 거의 마무리 작업에 돌입한 상황입니다.

거래소는 향후 기업가치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지수를 구성할 계획인데요.

수익성, 자본효율성, 주주환원 성과 등을 고려해 구성종목을 선정할 방침입니다.

지수가 나오면 ETF 등 금융상품 출시로 이어져 기업들의 밸류업 참여 움직임도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잠시 전문가 의견 듣고 오시죠.

▶ 인터뷰(☎) : 홍기훈 /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
- "(밸류업 시행) 3개월이 지나면서 여러 기업들이 밸류업 공시에 참여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고 새 지수가 발표되면 기업들이 주가 부양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참여도도 올라가고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라고…."

다만, 확실한 세제 혜택 없이는 주요 기업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힘들 것이라는 시선도 있는데요.

법인세 감면 등 세법개정안 내의 밸류업 세제지원 내용이 국회에서 확정돼야 기업들도 밸류업 공시에 나설 것이라는 구상입니다.

실제로 주요 기업들은 최대한 밸류업 공시를 미루고 있는 모습인데요.

금융당국이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기업들의 밸류업 공시 동참 여부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네, LG전자도 공시를 내놓은 데다 다음달 지수가 발표되는 만큼, 밸류업 활성화에 촉발제가 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조 기자, 잘 들었습니다.

[조문경 기자 / sally3923@mk.co.kr]

[ⓒ 매일경제TV & mktv.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