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병식때 북한군 없애잔 트럼프 말에도 아첨 뿐”…전직 보좌관의 충격 고백

맥매스터 전 국가안보보좌관 회고록
트럼프 재임 당시 각종 비화 공개
“트럼프, 멕시코 마약공장 폭격하려 해
푸틴은 아첨으로 트럼프 조종 시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기인 2017년 2월부터 2018년 3월 동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허버트 맥매스터 전 보좌관이 펴낸 저서 ‘우리 자신과의 전쟁’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련된 비화를 공개했다.

[출처=하퍼콜린스 출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백악관 회의 석상에서 북한군을 열병식 도중에 공격하는 방안을 직접 거론했다는 일화가 공개됐다.


지난 25일(현지시간) CNN방송은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그의 저서 ‘우리 자신과의 전쟁: 트럼프 백악관에서의 내 임무 수행’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무실 회의에서 “북한군이 열병식을 할 때 북한군을 전부 제거하면 어떠냐”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지난 2017년 2월~2018년 3월 동안 안보 사령탑인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발탁된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걸프전과 이라크전, 아프가니스탄전에 참전해 미군 군사교리 혁신을 주도한 인물이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저서에서 트럼프 재임 당시 백악관 집무실 회의를 ‘경쟁적인 아첨 연습장’으로 묘사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한군을 열병식 때 공격해 제거하자는 발언을 비롯해 “멕시코의 마약 제조시설을 공습하면 왜 안되나”와 같은 극단적 발언에도 참모들은 “각하의 직감은 언제나 옳습니다”, “언론이 이렇게 나쁘게 대우한 사람이 없습니다”면서 비위를 맞추기에 급급했다고 고발했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저서에서 “내 임무를 다하려면 트럼프가 듣기 싫어하는 말을 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밝혔지만 CNN방송은 그가 2018년 2월 뮌헨안보회의에서 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 개입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 정보요원들이 기소된 점을 “논쟁의 여지가 없는 증거”라고 공개적으로 말한 점이 백악관에서 쫓겨나게 된 결정적 계기였다고 주장했다.


또한,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충동적 결정을 제어했던 핵심 인사들을 거론하며 이들이 트럼프의 존재 자체를 “위험이자 비상사태로, 트럼프를 돕는 이는 모두 적”인 것처럼 행동했다고 회고했다.

반면 트럼프 재임 초기 수석전략가로 활동한 스티브 배넌은 “아첨하는 어릿광대”로 묘사했다.


오는 11월 미 대선이 석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외국의 독재자에게 쉽게 흔들리고, 변덕스런 성격을 가진 주변의 아첨꾼들로 둘러싸인 지도자로 묘사한 맥매스터 전 보좌관의 책은 미 현지 언론들 사이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3일 미 주요 언론 중 가장 먼저 그의 책의 발췌문 일부를 소개하며 “트럼프는 독재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개인적 관계를 토대로 협상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과신했다”며 “푸틴은 트럼프의 자존심과 불안감, 아첨을 통해 그를 이용하려 들었다”고 인용했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25일 CBS방송 인터뷰에서 “대규모의 화려한 거래를 좋아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푸틴과도 거래를 추진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거래를 추진했다”면서 “그는 종종 국가안보 측면에서 해야할 결정을 고수하고 끝까지 추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다만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트럼프가 시리아 내전에서 바샤르 알 아사드 독재정권의 민간인 대상 화학무기 사용에 대응해 시리아 공군기지 공습을 명령한 것과 2017년 이후 중국에 대한 강경책을 펼친 건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0년 미 대선 불복과 2021년 벌어진 1·6 의사당 습격 사태와 관해서도 “자존심과 자기애가 미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의무인 헌법을 수호한다는 선서를 포기하게 만들었다”며 “의사당에 대한 공격은 미국의 이미지를 더럽혔고, 트럼프와 그의 추종자들이 우리에게서 빼앗아간 것을 회복하려면 오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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