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보다 집값 더 오른 ‘이 동네’…“새 아파트 살아보자” 들썩들썩

재건축·지식정보타운·신도시
과천, 3대 호재에 집값 들썩
입주 물량 조절이 관건

최근 찾은 서울지하철 4호선 과천역. 역에서 차례대로 ‘과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써밋’과 ‘래미안 과천 센트럴스위트’ ‘과천 자이’로 발걸음을 옮겼다.

단지 상가에 있는 공인중개사무소들은 평일 오후인데도 상담하려는 손님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과천 일대에 새 아파트가 많이 들어오면서 매매 문의가 늘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경기도에서 서울 지역번호(02)를 사용하는 곳은 과천과 광명, 딱 두 곳이다.

그만큼 서울과 지리적으로 인접했다는 뜻이다.

특히 과천은 ‘준강남’ 입지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주거단지와 상업시설이 정부과천청사역과 과천역 일대에만 몰려 있어 도시가 폐쇄적인 측면이 있었다.


최근 과천시가 부동산 시장에서 ‘제2의 도약기’를 맞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 12일까지 과천시 아파트값은 2.65%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2.42%)을 상회한다.


부동산 시장에서 과천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주공아파트 재건축이 상당수 마무리되면서 주거 선호도가 올라갔다.

또 과천지식정보타운 분양도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고, 과천 신도시가 지구계획을 승인받아 사업 시작을 알렸다.

물론 새 아파트 공급이 몰리면 시세가 단기간 출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 재건축 12개 단지 중 8개가 사업 완료
과천시는 1970년대 후반에 계획돼 1981~1984년 대규모 주공아파트들이 입주했다.

중앙동 1단지부터 원문동 12단지까지 12개 단지다.


과천 재건축은 크게 1기, 2기, 3기로 분류된다.

2000년대 입주를 완료한 옛 주공 3단지(래미안슈르)와 11단지(래미안에코팰리스)가 재건축 1기다.

2010년대에 사업을 추진하고 2020년을 전후해 입주한 1·2·6·7·12단지가 2기로 분류된다.

마지막으로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주공 4·5·8·9·10단지가 3기다.


과천 주공 시절부터 이 일대 핵심 단지는 1단지(과천 푸르지오 써밋)와 4단지(프레스티어 자이)로 꼽혔다.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에서 가까운 데다 일대 상업시설을 이용하기도 편리하기 때문이다.

나머지 과천역 일대 단지와 정부과천청사역 일대 단지들은 규모와 지하철 접근성에 따라 시세가 형성됐다.


현재 과천 일대 새 아파트 전용면적 84㎡ 가격은 20억원대 초반대다.

가장 비싼 과천 푸르지오 써밋 전용 84㎡가 지난달 21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프레스티어 자이와 5단지(써밋 마에스트로)는 곧 일반분양 시장에 나올 전망이다.

오는 9월 공급되는 프레스티어 자이 분양가는 3.3㎡당 5600만원 안팎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전용 84㎡ 기준 19억원가량이다.

주변 아파트 가격과 큰 차이는 없지만 과천 아파트값이 전반적으로 오름세라 청약 대기자가 꽤 몰릴 것으로 보인다.

써밋 마에스트로는 조합원 분양 신청을 진행하고 있다.


주공 8·9단지는 통합 재건축을 하고 있다.

특히 과천시가 8·9단지 조합에 재건축 부담금 예정액을 통지하면서 ‘면제’라고 밝혀 관심을 받았다.

두 단지 모두 용적률이 128%로 낮아 사업성이 좋은 단지로 평가받는다.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정한 10단지는 사업 속도가 가장 느리다.

하지만 과천역에서 가깝고 일대 대장 아파트인 과천 푸르지오 써밋과 붙어 있어 입지는 꽤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 북측에는 신도시, 남측에는 지식정보타운
과천의 호재는 기존 시가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우선 정부과천청사 남쪽으로 과천지식정보타운 일대에 정보기술(IT) 산업단지와 대규모 주택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과천의 산업·자족 기능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받는다.


과천시 갈현동·문원동 일대 개발제한구역을 풀어 만든 과천지식정보타운은 과천시와 경기주택도시공사가 함께 개발하는 대규모 공공택지지구다.

135만3090㎡ 용지에 정보통신기술(ICT), 연구개발(R&D) 등 지식 기반 산업단지와 주택 8500여 가구(단독주택 포함)가 들어선다.


과천지식정보타운 내 아파트는 12개 단지다.

이 중에서 9개 단지 5300여 가구가 입주를 마쳤다.

민간분양도 올해 6월 ‘과천 디에트르 퍼스티지’를 마지막으로 끝나 사업이 막바지 단계에 돌입했다.


이 일대 아파트 단지 중에서는 2027년 개통 예정인 4호선 과천정보타운역(가칭)에서 가까운 ‘과천 푸르지오 라비엔오’와 ‘과천 르센토데시앙’이 대표 주자라 할 수 있다.

과천 푸르지오 라비엔오는 지난달 전용 84㎡가 16억원에 거래됐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과천지식정보타운은 중고등학교와 대형마트, 백화점 같은 기반시설이 과천 원도심 대단지보다 약해서 시세가 한 단계 낮게 형성돼 있다”며 “하지만 정부과천청사역과 인덕원역 모두 접근성이 좋다는 강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과천 원도심 북쪽의 공공주택지구에는 새 아파트 1만가구가 들어선다.

‘과천과천지구’라고 불리는 곳이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과천시 과천동과 주암동, 막계동 169만㎡ 면적에 조성되는 과천과천 공공주택지구 지구계획을 승인했다.

1만가구 중 공공분양 4400여 가구, 민간분양 2900여 가구가 들어서며 나머지는 공공임대 2100여 가구, 민간임대 500여 가구다.

분양은 당초 계획보다 3년 늦어져 2029년 시작될 전망이다.


이곳에 입주하는 주민들은 4호선 선바위역과 경마공원역을 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과천과 강남·위례를 연결하는 위례과천선이 과천지구 안에 정차할 계획도 있다.

지구 안에 정차하는 철도 노선을 중심으로 2030년엔 광역 환승 시설까지 마련된다.


◆ 넓어지는 과천…입주물량에 대한 경계도
과천시는 기본적으로 교통의 요지다.

4호선을 통해 강남역까지 20분대로 이동 가능하고, 과천봉담도시고속화도로와 경부고속도로(양재IC) 등 주요 간선도로가 근처에 있어 도로 교통 인프라스트럭처도 우수하다.

서울대공원과 국립현대미술관, 국립과천과학관 등 즐길 거리도 풍부하다.

관악산과 청계산, 우면산이 마주하고 양재천, 막계천 등이 흐르는 등 자연환경도 매우 뛰어나다.

특히 유흥가 등 유해시설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반면 기반시설이 대부분 정부과천청사역과 과천역 일대에만 몰려 있어 도시가 폐쇄적인 측면이 있었다.

상대적으로 약한 자족 기능도 문제였다.

하지만 과천지식정보타운과 과천신도시가 등장하면서 이 부분은 크게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양재R&D혁신지구에서 과천신도시, 기존 도심, 과천지식정보타운, 인덕원으로 이어지는 자족벨트 연결축도 가능하다”며 “도시가 방사형이 아니라 선형으로 연결돼 집중력이 떨어지긴 하지만, 장기 전망은 굉장히 좋은 편”이라고 진단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과 월곶판교선이 추가되는 등 교통 인프라도 한층 개선될 전망이다.

경기도 양주 덕정과 수원을 잇는 GTX-C 노선은 수도권을 남북으로 잇고, 경기도 시흥시와 판교를 잇는 월판선은 동서로 잇는다.

이 두 노선이 만나는 지점이 과천과 주변 인덕원 등이기 때문에 수도권 광역 교통망에서 과천이 차지하는 위치는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물론 투자 시 체크해야 할 우려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입주 물량이 한 번에 쏟아지면서 임대와 매매가격이 동시에 흔들릴 위험이다.

실제로 작년 부동산 불황 때 재건축 단지와 과천지식정보타운 일부 단지 입주가 겹친 과천은 1년 내내 약세를 피하지 못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입주 물량 조절이 관건”이라며 “대규모 단지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선 출퇴근 시간 정체가 심한 도로 교통 여건 개선과 자족 기능 확충도 필수”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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