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힘받는 美 금리인하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1일(현지시간) 공개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9월 금리 인하를 사실상 '예고'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빅컷(0.5%포인트 금리 인하)일지, 베이비컷(0.25%포인트 인하)일지로 옮겨갔다.

일각에서는 연준 위원들의 발언을 근거로 금리 인하 시기를 놓쳤다는 '연준 실기론'을 다시 꺼내들었다.


9월 빅컷 기대감이 고조된 가운데 이날 미국 노동통계국(BLS)이 발표한 고용 지표 수정치가 예상보다 큰 것으로 발표되면서 악재로 작용했다.

다만 시장은 23일 오전 10시(한국시간 23일 오후 11시)로 예정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과 내달 8일에 공개될 8월 고용 보고서에 더 주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전일 대비 0.42%, 0.57%로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앞서 7월 FOMC 직후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9월 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논의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7월 의사록에서도 "대다수의 위원이 9월 인하가 적절하다"고 언급하면서 인하 폭에 대한 단서가 잭슨홀 회의에서 나올지가 최대 관심사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로선 9월에 빅컷보단 베이비컷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고 있다.

8월 고용 보고서상에서 급격한 고용 둔화가 일어나지 않는 한 0.25%포인트 인하로도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벤 에이어스 네이션와이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9월 0.25%포인트 인하를 주장하며 "8월 고용 보고서가 예상보다 나쁘게 나오고 기업들이 감원에 나설 징후가 많아져야 0.5%포인트 인하에 대한 요구가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정보회사 팩트셋에 따르면 8월 고용보고서에서 신규 일자리 증가는 17만5000개 수준으로 전망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전 기준금리 인하 반대 메시지를 내는 등 연준이 휩싸일 정치적 논란도 베이비컷의 근거로 제기된다.

11월 대선을 두 달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연준이 빅컷에 나설 경우 민주당 조 바이든 행정부에 유리하게 행동한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홀거 슈미딩 베렌베르크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미 대선에서 금리 인하가 화제로 부상하지 않길 원할 것"이라며 "0.25%포인트 인하가 가장 논란이 작은 선택지"라고 분석했다.


다만 연준이 9월에 어느 정도로 금리를 인하해야 하는지에 관해선 아직 월가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프리야 미스라 JP모건 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0.5%포인트씩 두 차례 인하해 중립금리 구간으로 돌아온 뒤 인하 속도를 세밀하게 조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반면 에버코어 ISI의 애널리스트들은 "0.5%포인트 인하의 문턱은 낮지만 7월 고용보고서보다 더 분명한 고용시장 둔화가 나타나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관건은 고용 지표다.

연준의 대표적인 비둘기파 인사인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이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시장 상황에 뒤처질 때 위험이 존재한다"며 "고용시장이 정상 이상으로 악화되면 이미 경제가 망가진 뒤에 연준이 움직여 해결할 수 있다고 가정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날 연준이 공개한 7월 의사록에 따르면 "모든 참석자들은 기준금리 동결을 지지했지만 몇몇(several) 위원들은 최근 물가 목표 진전과 실업률 상승이 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수 있는 타당한 근거라고 봤거나, 인하 결정을 지지했을 것이라 발언했다"고 밝혔다.


의사록은 또 "많은(Many) 참석자들이 제약적인 정책을 너무 늦게 또는 너무 적게 완화하면 경제활동과 고용이 지나치게 둔화될 위험이 있다고 언급했다"고 적시했다.

또한 의사록은 "대다수(majority) 참석자들은 연준의 고용 목표 관련 위험이 증가했다고 언급했다"며 "일부(some) 위원들은 고용시장이 여전히 더 둔화할 경우 더 심각한 상태로 악화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고 공개했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 / 서울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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