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휴가 중에도 네타냐후와 통화
민주당 대선주자 해리스도 함께 협의
블링컨 美국무의 중동외교 성과가 없자
직접 나서 ‘양보하자’ 설득했을 가능성

19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DNS)에서 대선 주자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사진=AP연합]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이 답보 상태인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다시 한 번 휴전 타결을 압박했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이스라엘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만난 뒤 네타냐후 총리가 ‘수정 바이든 휴전안’을 수용했다고 밝힌 직후 네타냐후 총리와 불협화음이 있었던 데 따른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새 휴전안에 이스라엘의 요구가 지나치게 많이 반영됐다는 하마스의 지적을 감안해 네타냐후 총리에게 일부 양보를 제안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21일(현지시간) 백악관은 보도자료를 내고 캘리포니아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를 하고 가자전쟁 휴전과 인질 협상 관련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오는 11월 대선에서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나서는 해리스 부통령도 통화에 참여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방어를 지원하고 있는 미국의 노력을 언급하고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을 마무리하는 일의 시급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은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해 카이로에서 개최할 차기 협상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에게 휴전 타결을 압박한 모양새다.

네타냐후 총리는 20일 인질 유가족들과 만나 “휴전 합의가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지난 19일 네타냐후 총리와 3시간 가까운 회담 후 이스라엘이 수정된 바이든 휴전안을 수용키로 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뒤에 나온 발언이라 논란이 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일부 조건’을 양보하라고 설득했을 가능성이 있다.

외신들이 공통적으로 꼽고 있는 휴전 협상 난항의 원인인 ‘필라델피 회랑 군 주둔 문제’가 언급됐을 수 있다.


필라델피 회랑은 가자지구와 이집트 사이 14km 구역으로, 이스라엘은 지하 땅굴로 하마스가 무기와 연료를 들이고 있다고 보고 휴전을 하더라도 해당 지역에서는 군을 철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6개월 동안 필라델피 회랑에 다국적군을 주둔시키자고 제안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요구가 과대 반영됐다면서 이후 휴전 협상에 응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에 가자전쟁 휴전 타결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는 자신의 재임 중 외교·안보 분야 업적 관리를 위한 측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해리스 부통령 역시 중동의 역내 불안정성을 완화해 대선 판세의 변동성을 줄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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