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를 왜 사요?” 신차 안팔리고 중고값 ‘뚝’…과도한 전기차 포비아는 ‘독’ [기자24시]

2016년 8월 갤럭시노트7 리콜과 2024년 8월 메르세데스 벤츠 EQE 발화 모두 배터리가 문제였다.

갤럭시노트7은 배터리 결함으로 잇달아 불이 나며 결국 단종됐다.

벤츠의 경우 조사 결과가 아직 안나왔지만 배터리셀 손상이 유력한 이유로 거론되고 있는만큼 대량 리콜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8일 인천 서구의 한 공업사에서 경찰이 지난 1일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시작된 벤츠 전기차에 대해 2차 합동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김호영기자]

스마트폰과 자동차 모두 소비자가 매일 쓰고 타는 생활 밀착형 제품이다.

가장 안전하다고 믿어야 할 제품이 어느 순간 시한 폭탄으로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은 많은 이들에게 공포감을 줬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인천 화재에서 목격했듯 어디서 불이 나느냐에 따라 대규모 재난으로 일이 커질 수도 있다.


배터리 발화의 후폭풍은 한 차종의 실패를 넘어 새로운 기술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다시 한번 시험에 들게 했다.

정부는 대책 마련에 착수했고 완성차·배터리 업계는 예방책 준비에 분주하지만 한번 꺾인 소비 심리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미 전기차 중고값이 급락했고 신차 구매도 줄고 있다.


사건 사고만 터지면 나오는 ‘OOO 포비아’라는 말은 기술 혁신과 산업 발전을 저해한다는 점에서 경계할 필요가 있다.

발화 사건을 계기로 경각심을 갖고 다양한 사회적 안전망을 점검하며 기업의 기술력을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은 옳다.

그러나 과도한 불안감을 조성해 신기술의 잠재적 이점과 혁신까지 막아서는 안 된다.

사회가 기술적 혁신을 수용하고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균형 잡힌 시각까지 완전히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후 변화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전동화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고, 전동화 전환의 핵심에 배터리 기술이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는 철저한 전기차 안전 기준과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

기업은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보장하며 사고 발생 시 신속하고 투명한 대응으로 신뢰를 회복하면 된다.

소비자도 지나친 불안감에선 벗어날 필요가 있다.

모두의 노력이 모이면 전동화 전환이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우리의 도로에 새로운 안전과 신뢰를 심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박소라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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