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올해 2분기 최대 매출액을 경신한 가운데 일제히 적자를 기록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과 원화값 하락에 따른 유류비 증가와 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이 실적에 타격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국내 항공사 중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등 LCC 빅3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2분기 215억원의 영업손실을, 제주항공은 9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진에어는 영업이익 9억원, 순손실 59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매출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제주항공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 9671억원, 티웨이항공은 7488억원, 진에어는 7385억원을 기록했다.


LCC들의 매출 호조는 폭발적인 여행 수요 증가 덕이다.

지난해 상반기 국내 공항에서 국제선을 이용한 승객은 2950만명이었지만, 올해는 4287만명으로 45% 늘었다.


다만 비용 증가가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항공유(MOPS) 기준 2분기 평균 유가는 지난해 95달러에서 올해 102달러로 7.3% 올랐다.


이에 더해 올해 2분기 평균 달러당 원화값은 1371원으로 전년 동기(1315원)보다 4.2% 하락해 부담을 키웠다.

항공사는 항공기 리스비와 유류비를 달러화로 결제하기 때문에 원화값이 하락하면 비용이 크게 늘어난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상반기 2319억원이었던 유류비 지출이 올해 2906억원으로 25.3% 증가했다.

티웨이항공제주항공, 진에어는 올해 2분기 유류비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운항 확대로 항공유 소비량이 늘어난 가운데 유가와 달러가 강세를 보여 유류비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영업 정상화로 채용 인원이 늘어난 가운데 평균 임금도 크게 뛰었다.

티웨이항공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1인 평균 급여액이 2800만원이었지만 올해는 3600만원으로 높아졌다.

지난해 반기 급여로 75억원을 썼던 티웨이항공은 올 상반기 126억원을 지출했다.

특히 티웨이항공은 유럽 노선 확장 등에 따라 공격적으로 인력을 영입하면서 1년 새 직원 수가 914명 증가해 인건비 부담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제주항공도 지난해 상반기 3000만원에서 올해 3800만원으로 평균 급여액이 인상됐다.

같은 기간 진에어는 평균 급여액이 3200만원에서 4100만원으로 늘었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위원은 "달러값이 전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인건비 증가도 계속될 것"이라며 "항공사 비용 증가 추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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