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네킹 여자 속옷 더듬던 의문의 남자…변태 의심받고 만든 ‘이것’ 대박

하인호 SK스토아 트렌드팀 매니저
보정 란제리 만들어 100억원 매출
“여심 몰라도 여자속옷엔 도사죠”

하인호 SK스토아 트렌드팀 매니저. [사진 출처 = SK스토아]
“부담스러운 눈빛을 감내해 냈더니 100억원 판매라는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여성 속옷매장이나 백화점에서 마네킹이 입은 속옷을 만져볼 때 따가운 눈초리를 견디며 아이디어를 얻곤 하죠.”
하인호 SK스토아 트렌드팀 매니저는 엔데믹 이후 출시할 신상품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던 중 여성 보정 속옷을 떠올렸다.

하 매니저는 보정 란제리 브랜드인 라렌느를 지난해 5월 업계 단독으로 출시했다.

라렌느는 현재 누적 주문 금액이 100억 원을 돌파하며 직감은 적중했다.

주요 아이템인 바디수트와 거들팬티의 판매량은 각각 20만 장과 65만 장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해당 브랜드는 SK스토아의 언더웨어 카테고리 중 판매량 1위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하 매니저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는 편안한 속옷이 주목받았으나 야외 활동이 자유로워지는 시점부터 몸매를 부각하는 보정 속옷의 소비자 관심이 늘어날 걸로 생각했다.

SK스토아 속옷 매출 중 보정 속옷의 비중이 지난 2022년 6%에서 지난해 19%까지 증가하는 등 신상품 출시에 적합한 시장 상황이 형성됐다는 점도 판단에 영향을 끼쳤다.

올해 보정 속옷의 비중은 29%까지 늘었다.


하 매니저는 “상품 준비 과정에서 약 1년 동안 바디수트 6개 상품, 거들팬티 4개 상품을 기획했다”며 “매 차수가 거듭될 때마다 지난 차수에 대한 고객 여러분의 의견을 반영하고자 했던 점도 유효했다”고 성공 비결이라고 전했다.


라렌느 보정 속옷의 성공엔 부위 별로 다른 원단을 사용하고 인체 굴곡에 맞춘 패턴으로 모양새를 잡아준다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

기존 보정 속옷 착용 시 식사가 어려울 정도의 답답함을 느꼈다는 고객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거들팬티의 경우 팬티 한 장이 무려 17개의 패턴으로 구성돼 움직임에 따른 불편함을 최소화했다.


하 매니저는 “속옷은 디자인과 브랜드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알맞은 착용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남성 MD(상품기획자)라는 이유로 직접 입어 보고 기획에 반영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면서도 “주변의 도움으로 수십 차례의 표본 기획과 의견 반영을 거치며 최대한 편안한 상품을 만들고자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하 매니저는 라렌느의 성장세는 더욱 가속화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과거 보정 속옷은 나이가 들수록 관심이 커지는 속옷이란 말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젊은 여성 고객 사이에서도 관심도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 매니저는 “보정 속옷을 입어본 고객들은 품질력이 더 우수한 제품을 찾게 될 것이고 보정 속옷에 관심이 크지 않던 세대 사이에도 수요가 확산하고 있어 앞으로도 보정 속옷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SK스토아는 앞으로 ‘라렌느’ 브랜드의 아이템을 대폭 확장해나갈 예정이다.

올 가을 겨울에는 보온 이너웨어에 보정 속옷의 기능까지 일부 갖춘 여성용 내의를 선보일 예정이다.

오는 2025년부터는 브라와 팬티까지도 아이템을 확장해 품질력과 합리적인 가격을 고루 갖춘 상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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