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엄마 한숨 내쉬더니, 마트서 오이 집었다가 놨다”…발길 돌린 곳은?

“‘못난이’도 좋다…오이 맛만 좋다면”
소비자들 싼 가격에 난전으로 발걸음
채소류 생산자물가 뛰어…추석 물가 비상
정부, ‘추석 민생안정대책’ 이달 말 발표

백화점 식품관에 진열된 채소류.[사진 제공 = 전종헌 기자]
주부 A씨는 마트에서 오이를 장바구니에 넣었다가 다시 제자리에 돌려놨다.

A씨는 “우리 애 아빠가 오이소박이를 좋아하는데 너무 비싸다”라며 돌아섰다.


마트에서 장바구니에 선뜻 담기에는 고민이 커지는 오이값 때문에 길가에 자리 잡은 난전이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21일 유통가 등에 따르면 오이, 상추 등 채소류 값이 치솟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채소류를 구할 수 있는 난전이 인기다.

휘어진 못난이 오이는 덤으로도 주기도 한다.


아파트 초입 통로나 버스 정류소 옆에서 할머니들이 자리를 편 난전에서는 생김새나 크기가 백화점, 마트 오이에 비하지 못함에도 싼 가격 때문에 금세 동이 난다고 한다.


서울 시내 백화점 한 곳에서는 오이 2개를 4980원에 팔고 있는데, 난전에서는 ‘오이 3개 1000원’이라고 종이에 투박하게 쓴 가격도 보인다.


하루 50~60개씩 따서 오이 3개에 1000원에 팔고 있다는 난전 상인 A씨는 요즘에는 오이가 1시간 30분 만에 다 팔린다고 했다.


A씨는 “3개에 1000원이라는 가격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고 걸음을 멈춘다”며 “생김새가 못난이 오이도 있지만 맛은 좋다.

덤으로 주기도 한다”고 홍보했다.


3개 1000원에 파는 오이를 본 소비자들은 ‘거저’라는 반응이다.

한 소비자는 “2개에 1000원이어도 다 팔리겠다”고 말했다.


[자료 제공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캡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일 기준 오이(다다기 품종) 소매가격은 10개 1만2843원으로, 1년 전의 1만1298원과 비교하면 12% 올랐다.

평년 가격 1만1033원 대비로는 14% 높은 수준이다.


집중 호우 등 기상 악화 영향으로 오이 등 채소류 가격은 추석을 앞두고 더 오늘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농산물의 전월 대비 등락률을 품목별로 보면 상추(171.4%), 오이(98.8%) 등 채소류 상승률이 눈에 띄게 높았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소비자물가지수의 선행지수로 국내 생산자가 국내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도매물가를 의미한다.

통상 1~3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지수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추석을 앞두고 채소류 가격은 더 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는 내달 추석을 앞두고 이달 말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