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통신, 외교 소식통 인용
내달 퇴임 앞두고 협력 강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내달 초순께 한국을 방문한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내달 말 퇴임을 앞두고 한일 관계 개선 모멘텀을 확고히 하려는 목적으로 분석된다.


20일 교도통신은 현지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기시다 총리가 9월 초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다고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는 퇴임 전 윤 대통령과 만나 그동안 힘써온 한일관계 개선 과정을 점검하고 안보 등 분야의 지속적인 협력을 확인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시다 총리는 내달 27일 치러질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 불출마하기로 해 총재 선거 뒤에는 총리 자리에서 물러난다.


기시다 총리가 방한할 경우 올해 들어 두 번째가 된다.

지난 5월에는 한일중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은 바 있다.


지난해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7번의 정상회담을 가졌다.

올해도 한일중 정상회담과 지난 7월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를 포함해 벌써 두 차례나 회담을 가진 바 있다.


일본 내에서 지지율이 20%대에 그칠 정도로 낮은 기시다 총리이지만 외교에서는 뚜렷한 발자취를 남겼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주목받고 있는 것이 한일 관계 개선과 지난해 열린 한미일 정상의 캠프 데이비드 회담이다.


지난 14일 자민당 총재 선거 불출마 의사를 밝혔을 때도 기시다 총리는 자신의 재임 3년간 성과로 ‘한일관계 개선’ 등을 꼽을 정도였다.

그러면서 그는 “내년은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이 되는 해로 한일관계 정상화를 더욱 확실한 것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는 2021년 10월 취임 직후 국회 연설에서도 “한국은 중요한 이웃 나라”라면서도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서라도 우리나라의 일관된 입장에 토대를 두고 한국 측에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 대법원의 일제강점기 징용 배상 판결에 대응해 일본이 사실상 보복 조치로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양국 관계가 악화한 상태에서 나온 발언이었다.


이후 한일 관계는 윤 대통령이 지난해 3월 징용 해법을 발표한 것을 계기로 급속도로 개선됐다.

양국 정상이 정기적으로 상대국을 오가는 ‘셔틀 외교’가 재개됐고 일본이 한국에 가한 수출 규제 해제와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정상화도 마무리됐다.


기시다 총리는 올해 1월 국회 연설에서는 “국제적 과제 대응 등에서 협력해야만 하는 중요한 이웃 나라인 한국과는 윤 대통령과 신뢰 관계를 기초로 폭넓은 협력을 더욱 확대·심화하겠다”고 언급했다.


다만 교도통신은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등을 놓고 한국에서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이번 방한을 부정적으로 판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실현 여부는 유동적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기시다 총리는 캠프 데이비드 선언의 주역이자 ‘퇴임 동지’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는 내달 말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뉴욕에서 9월 24~30일 일정으로 유엔 총회가 열리는데 여기에 참석해 미일 정상회담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차기 일본 총리가 내달 27일 이후에 공식 선임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유엔 총회는 기시다 총리의 마지막 외교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는 유엔총회 외에도 미국·호주·인도·일본의 안보 협의체 ‘쿼드’ 정상회의에도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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