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고객들이 디카페인 커피를 즐기고 있다.

정슬기 기자


건강 관리를 즐겁게 하자는 '헬시 플레저' 열풍에 힘입어 디카페인 커피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제조 기술이 발달하면서 맛이 있으면서도 품질 좋은 디카페인 커피를 내놓는 곳도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디카페인 커피가 카페인에 민감한 일부 사람이 마시는 맛없는 커피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꾸준히 구매하는 제품으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20일 스타벅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디카페인 커피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4% 성장했다.

스타벅스는 2017년부터 디카페인 커피 판매를 시작해 올해 5월 누적 판매량이 1억잔을 돌파했다.

연간으로 보면 2022년 2020만잔, 지난해에 2110만잔으로 성장 중이며 전체 음료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에 육박한다.

스타벅스는 CO2와 스팀만을 활용해 생두에서 카페인을 제거하는 '내추럴 디카페인' 공정을 이용하고 있다.


스타벅스에서는 카페 아메리카노와 더불어 플랫화이트, 카페라테, 캐러멜 마키아토, 스타벅스 돌체라테 등을 디카페인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취향에 따라 카페인 함량을 절반으로 줄인 2분의 1 디카페인 옵션을 선택할 수도 있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디카페인 커피 수요가 많지 않다 보니 대체로 품질이 좋지 못하거나 여분의 생두를 사용해 디카페인으로 가공하다 보니 맛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커피 시장이 성장한 데다 최근 헬시 플레저 트렌드까지 맞물리며 카페인을 빼내는 가공 과정이 발전해 디카페인 커피 품질이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생두 추출물 또는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천연 물질을 활용하거나 고가의 스페셜티 커피에만 활용되던 단일 농장·단일 품종의 커피를 쓰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일반 커피보다 카페인을 90% 이상 빼면서도 자연스러운 커피 맛을 낼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디카페인 커피 수입량도 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1~7월 기준 디카페인 커피 수입량은 3883t로 전년 동기보다 13% 증가했다.


다른 커피업체도 디카페인 커피 제품을 강화하고 있다.

파리바게뜨의 경우 카페 아다지오를 통해 디카페인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이 디카페인 커피 판매량은 지난해 기준 84만3200잔으로 전년 동기보다 22% 증가했다.


파리바게뜨는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디카페인 커피를 판매했으며 올해는 콜롬비아 커피 농장 '파라이소 92'의 커피를 활용해 품질을 높인 '카페 아다지오 스페셜티 디카페인'을 선보였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이번 디카페인 커피의 경우 빵과 케이크를 함께 먹었을 때 풍미가 극대화될 수 있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파리바게뜨 외에도 SPC그룹의 커피앳웍스를 비롯해 커피리브레, 펠트커피 등 스페셜티 커피업체들도 앞다퉈 고품질의 디카페인 커피를 출시하고 있다.

스페셜티 커피는 특정 지리적·기후적 조건을 가진 농장에서 생산된 단일 품종의 원두로 만든 고품질 커피를 말한다.

던킨의 경우 디카페인 커피에 향미가 뛰어난 게이샤 원두를 일부 섞어 개성을 살린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투썸플레이스도 디카페인 커피 라인업을 확장하는 중이다.

투썸플레이스는 지난달 말 디카페인 커피에 대한 높은 수요를 반영해 디카페인 콜드브루 커피 2종을 선보였다.

이 디카페인 커피의 경우 현재까지 누적 11만잔이 팔렸다.


건강을 고려한 디카페인 커피 선호는 해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전미커피협회(NCA)에 따르면 미국 성인 중 10%, 약 2600만명은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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