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이 삼겹살 도축 4일 이내 맞지?”…초신선 돼지고기만 판다는 ‘이곳’

‘초록마을’ 인수로 화제된 ‘정육각’
돼지고기 유통단계 혁신…배송도 직접
백화점 3사보다 더 빠른 신선 시스템 구축
채소·과일·육가공·곁들임 주문까지 확장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주부 A씨는 최근 서울 시내 한 대형 백화점에서 삼겹살을 구매한 후 갑자기 돼지를 도축한 날짜가 궁금해졌다.

그러나 포장된 삼겹살에 붙은 라벨 어디를 살펴봐도 도축 날짜는 찾을 수 없었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축산물 이력조회를 통해 도축 일자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직원 도움을 받아 확인한 도축 일자는 7월 30일로 도축된 지 20일이 지난 돼지였다.


백화점보다 더 신선한 도축한지 4일 이내의 ‘초(超)신선 돼지고기’만 파는 회사가 있어 눈길을 끈다.

팔다 남은 물량은 가차 없이 전량 폐기할 정도로 재고 관리와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 남다르다.


엄마들 사이에서 아이들 먹이는 유기농 식품 유통 매장으로 소문난 ‘초록마을’을 인수해 화제가 된 ‘정육각’ 얘기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도축 4일 이내의 초신선 돼지고기로 정육각이 입소문을 타고 있다.

다시 정육각을 찾는 소비자들의 재구매율만 봐도 인기를 가늠할 수 있다.


정육각 관계자는 “돼지고기를 포함한 정육각 전체 제품의 재구매율은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올해 초 기준 1회 이상 주문한 고객의 한 달 이내 재구매율은 70%에 달하며, 이 기간을 6개월로 늘리면 재구매율은 90%에 이른다”고 말했다.


정육각의 판매 방식은 100% 온라인 주문으로 진행된다.

돼지고기와 같은 신선육은 직접 보고 사야한다는 고정관념에도 정육각에는 온라인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정육각의 메인 상품은 도축 4일 이내의 초신선 돼지고기다.


목살, 삼겹살, 항정살, 앞다릿살 등 구이용과 수육용, 찌개용, 요리용 부위를 판매하고 있다.


정육각은 ‘농장-도축장-육가공-도매-중도매-소매’를 ‘농장-도축·육가공-정육각’으로 단축시켜 돼지고기의 유통 단계를 도축 4일 이내로 줄여 혁신했다.

물류 내재화로 배송도 직접한다.


이는 백화점보다 더 신선한 유통 체계다.

예컨대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돼지고기는 보통 1주일 이내 도축한 것이 입고·판매된다.

도축한 지 2주가 지난 돼지고기는 모두 폐기한다.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판매하는 돼지고기.[사진 제공 = 전종헌 기자]
롯데백화점은 도축 30일 이내의 돼지고기를 판매하며, 매장에서 손질 후 4일 이내 판매를 원칙으로 운영하고 있다.

나머지는 전량 폐기한다.

현대백화점은 도축 16일 이내의 돼지를 가져와 손질 후 4일 이내 판매한다.

돼지고기의 신선도와 도축 기간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도축 기간이 짧을수록 신선하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삼겹살의 가장 맛있는 상태, 이른바 ‘초신선’ 상태로 구매하는 것이 적어도 신선도 측면이나 맛으로나 소비자에게 유리할 법하다.


돼지고기는 사후 경직이 풀리는 3일이 지나 4일째 가장 맛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축업자들은 이런 돼지고기는 “한 번 맛보면 그 맛을 절대 잊을 수 없다”고 말한다.

마치 바다낚시 애호가들이 바다에서 바로 잡은 활어 맛을 못 잊어 다시 바다를 찾는 것과 같다.


정육각은 돼지고기 유통 단계 혁신 외에도 삼겹살과 목살 구이용은 두께도 선택해서 주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식감까지 고려한 조치다.

두께는 보통(16mm), 두껍(24mm), 얇게(11mm) 3가지 옵션이 있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 3사보다 더 신선한 돼지고기를 소비자들에게 배송하는 것은 똑똑한 IT 시스템이 한 몫을 한다.


정육각 관계자는 “실시간 온디맨드(On-Demand) 생산 시스템을 적용해 고객 주문이 들어온 후 생산을 시작한다”며 “고객이 주문하기 전에 미리 생산해 두지 않고 생산 직후 배송을 시작하기 때문에 신선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육각은 생산 후 결제 시스템인 ‘신선페이’(g단위까지 측정해 합리적으로 값을 지불하는 시스템) 특허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주문에 맞춰 제조가 완료된 개별 상품의 무게에 따라 사후 과금하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농축산물은 크기와 무게가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무게 오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음에도 온라인 판매 업체들이 상품별 차이에 상관없이 동일하게 가격을 매기고 있는 점을 개선한 것이다.


[사진 제공 = 정육각]
수산물도 판매 방식도 눈에 띈다.

정육각의 초신선 수산물은 상시 운영하는 축산물과 달리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별미 카테고리다.

최상의 신선도 유지를 위해 산지로부터 1일 이내 배송하기 때문에 금어기, 기상악화 등을 피해 조업이 가능한 시기에만 주문을 받는다.


조업을 하더라도 크기, 중량, 빛깔 등 내부 기준을 충족한 원물이 확보될 경우에만 운영하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갈치나 고등어, 오징어처럼 제철 수산물의 경우 약속된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 맛이 가장 좋은 시기에만 한정적으로 선보인다.


정육각의 초신선 축수산물은 앞에 숫자 표기가 특징이다.

도축한지 4일, 산지로부터 1일, 도계한지 1일 등으로 중요한 정보를 소비자들이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차별화하고 있다.


정육각은 올해 1월부터 초신선 축수산물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채소, 과일, 육가공, 곁들임(반찬, 소스) 카테고리를 확장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상추, 깻잎 등 쌈채소나 아스파라거스, 버섯 등 스테이크와 함께 먹는 가니쉬 채소의 경우 신선함을 강조하는 모토에 맞춰 한 끼에 모두 소비할 수 있는 소단량으로 판매하고 있다.


후식까지 한 번에 즐길 수 있도록 과일은 시즌에 맞게 가장 맛있는 제철 과일을 골라 역시 소단량으로 판매한다.


육가공은 함박스테이크, 떡갈비 등 육함량 비율을 높여 풍부한 맛을 구현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한편, 정육각의 모든 상품은 자체 브랜드(PB)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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