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미국 인플루언서 여기 다 모였네…누가 불렀나 봤더니

美민주당 전당대회 개막

과거 기자들만 받았던 출입증
콘텐츠 크리에이터에도 배부
젊은세대 표심 얻기위한 포석
전직 대통령도 나서 단합 강조

해리스 지지율 돌풍 일으켜
트럼프 ‘맞불유세’ 나설 계획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18일(현지시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남편인 더그 엠호프와 해리스 부통령, 팀 월즈 미네소타주지사와 부인 궨 월즈(왼쪽부터)가 펜실베이니아 유세 현장에서 다정하게 셀카를 찍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출정식’이 될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DNC) 개막을 하루 앞둔 18일 오전(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 남쪽의 컨벤션센터 지역인 ‘머코믹 플레이스’에서는 삼엄한 경비 속에 DNC 참가자들에게 제공하는 출입증 배부가 시작됐다.


기자 출입증은 이곳 1층에서 배부됐는데, 특이하게도 과거 전당대회의 출입증 배부와 다른 점이 하나 있었다.

출입증을 배부하는 공간에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새롭게 추가된 것이다.

유튜브 등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기자들처럼 출입증을 배부하는 것은 ‘Z세대’ 젊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집권 연장을 꿈꾸는 민주당과 해리스 부통령이 DNC를 젊은 유권자와 소통 축제로 만들기 위해 진력하고 있다.


민주당 측에 따르면 이번 전당대회에는 200명 이상의 콘텐츠 창작자들이 출입증을 발급받았다.

이들은 행사장인 유나이티드센터 안에 ‘크리에이터 플랫폼’이라는 특별 VIP 공간에서 메시지를 전달한다.


Z세대를 겨냥한 것은 민주당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민주당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소셜미디어(SNS)의 인플루언서들에게 연설기회도 부여했다.


밀레니얼 세대, Z세대에 속하는 데자 폭스, 나벨라 누어, 울리비아 줄리아나와 같은 인플루언서들이 민주당 내에서 가장 영예로운 자리에 오르게 된 셈이다.

여성들의 낙태권 보호를 알리고 있는 인플루언서인 데자 폭스는 뉴욕타임스(NYT)에 “미국의 대통령과 같은 날 연설하는 것을 가볍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같은 움직임은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후보로 거론되던 초기 온라인에서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으로 젊은 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점이 감안된 것으로 풀이된다.

뉴스를 기성 언론이 아닌 소셜미디어 채널로 흡수하는 특성도 반영했다.


지난달 개최된 공화당 전당대회(RNC)에서도 일부 인플루언서들이 기자들처럼 출입증을 부여받았지만,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무대에 오르지는 않았다.

RNC의 연설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족·친지·측근들로 채워졌다면, DNC는 전현직 대통령과 대선후보들이 총출동해 단합된 모습을 보여준다.

RNC에 전직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은 것과는 다른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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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 첫날인 19일은 ‘국민을 위해’를 주제로 열리며, 조 바이든 대통령과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맞붙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연사로 나선다.


‘미국의 미래를 위한 담대한 구상’을 주제로 한 20일 행사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 도그 엠호프, 일리노이 주지사인 JB 프리츠커 가 연단에 오른다.

20일에는 각 주 대의원들이 후보를 최종 인준하는 행사인 호명투표(롤콜)도 예정돼 있다.


‘자유를 위한 투쟁’이 주제인 셋째 날(21일)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이 연설한다.

마지막날은 ‘미래를 위해’를 주제로 열리며 해리스 부통령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싸움’을 선포하며 대미를 장식한다.


유명인들의 가세도 눈길을 끌 전망이다.

가수 존 레전드가 대회 이틀째 공연을 예정한 가운데 부통령을 소재로 한 시리즈물 ‘빕(Veep)’의 배우 줄라이 루이스-드레퓌스도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가수 비욘세와 테일러 스위프트와 같은 ‘슈퍼스타’들의 참석 가능성도 거론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비욘세의 노래 ‘프리덤(Freedom)’을 등장음악으로 사용했고, 스위프트는 지난 2020년 바이든·해리스를 지지했던 적이 있다.


이번 미국 대선 이슈가 해리스 부통령을 비롯한 민주당에 집중된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DNC 기간 중 ‘맞불 유세’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19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를 주제로 펜실베이니아주 요크에서 경제·에너지 관련 행사를 개최한다.

같은 날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은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를 찾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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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어 20일 미시간주 디트로이트(범죄·안전 문제), 21일 노스캐롤라이나 애쉬보로(안보), 22일 애리조나 몬테수마(불법 이민), 23일 애리조나 글렌데일(종합)로 각각 유세에 나설 예정이다.

밴스 의원은 미시간,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네바다 등을 돌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합동 또는 단독 유세에 나선다.

트럼프 측 인사들은 민주당 전당대회 기간 시카고에서 기자회견도 열고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공세에 나설 계획이다.


이 가운데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선다는 여론 조사가 18일(현지시간) 또 공개됐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여론조사 업체 입소스와 전국 성인 2336명을 대상으로 9~13일 진행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등록 유권자(1975명)를 대상으로 한 양자 가상 대결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49%, 트럼프 전 대통령은 45%의 지지를 받았다.


제3 후보를 포함한 다자 가상대결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47%, 트럼프 전 대통령이 44%,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가 5%의 지지율을 보였다.


CBS가 유고브와 등록유권자 3258명을 대상으로 14~16일 실시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서도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 때 투표 의향이 있는 유권자 가운데 51%의 지지(오차범위 ±2.1%포인트)를 받았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48%에 그쳤다.

다만 경합주 유권자로 한정하면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50%로 같았다.


탄력을 받은 해리스 캠프는 선거 광고에 3억7000만 달러(약 5000억원)를 쓰다는 야심찬 계획도 밝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해리스 캠프 측은 미국 노동절(9월 첫째 월요일)부터 선거당일까지 TV광고에 1억7000만달러(약 2300억원), 디지털 광고에 2억달러(약 2700억원)를 추가로 지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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