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철강의 저가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중국 내 부동산 침체와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중국 철강 기업들이 저가 수출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여파로 국제 철광석 가격이 급락하면서 세계 주요 철강 기업들이 고사 위기에 몰렸으며, 일부 국가는 수조 원 규모의 '세수 구멍'까지 우려되고 있다.


19일 외신에 따르면 호주 재무부는 중국산 철강 저가 수출 영향으로 국제 철광석 가격이 예상보다 빠르게 떨어지면서 호주 예산에 20억달러(약 2조6000억원) 규모의 구멍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짐 차머스 호주 재무장관은 "중국 경제의 부진과 최근 철광석 가격 하락은 우리가 세계 경제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상기시켜 준다"며 "이러한 상황이 호주 경제와 예산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매우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호주 철광석의 약 85%가 중국으로 수출됐다.


중국 철강 기업들은 저가 수출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제 철광석 가격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t당 141달러였던 철광석(철 함량 62% 기준) 가격은 지난 11일 기준 97달러까지 하락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현지시간) 철광석 가격이 최근 2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주요 광산업체들의 수익을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산 철강의 저가 수출이 늘어나면서 전 세계 주요 철강 기업들도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최근 칠레 철강업체인 CAP그룹은 탈카우아노에 있는 우아치파토 제철소를 다음달 15일 폐쇄하기로 했다.

칠레 당국이 중국산 철강에 관세를 부과할 계획을 밝혔음에도 폐쇄를 서두른 것이다.

가격 경쟁 면에서 중국산을 뛰어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독일 주요 철강업체인 잘츠기터AG는 올해 상반기에 1860만유로(약 27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1억6200만유로(약 2390억원) 순이익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인도 철강업계는 중국산 철강의 저가 수출로 어려움이 크다며 정부에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국내 철강 기업들의 피해도 만만치 않다.

최근 현대제철은 중국 업체들의 저가 후판 수출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산업통상자원부에 반덤핑 제소를 했다.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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