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에 산 오피스텔, 오히려 손실”...같은 단지 아파트는 10억 차익

분상제 아파트 손실 메꾸려
오피스텔 더 비싸게 분양해

아파트는 시세차익 커질때
오피스텔은 되레 10% 손실
“규제가 가격 눌러 시장 왜곡”

공공택지에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아파트는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본 반면, 분상제가 적용되지 않은 오피스텔은 마피 매물이 쌓이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화성 동탄역 인근 단지 전경. 한주형 기자

“요즘 가뜩이나 오피스텔 안사려고 하는데 가격도 비싸니까 더 팔기 힘들죠.”
최근 경기 화성 동탄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아파트 분양받은 사람들은 분양가에서 가격이 급등해 흐뭇하지만 오피스텔(수분양자)은 잠을 못잔다”고 말했다.


3~4년전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분야한 주상복합 단지에서 같은 단지임에도 불구하고 오피스텔과 아파트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아파트는 수억원 이상 시세차익을 누리는 반면, 오피스텔은 마이너스 프리미엄(마피)으로 내놔도 안팔리는 실정이다.

주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단지에서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진다.

분상제가 적용돼 시세보다 한참 낮은 가격에 분양한 아파트는 높은 ‘안전마진’을 확보한 반면, 분상제가 적용되지 않아 시세보다 비싸게 공급된 오피스텔은 ‘마피’로 내놔도 매수가 없다.

분양가상한제로 인한 ‘가격 왜곡’의 한 단면이다.


내년 2월 입주를 앞둔 동탄2신도시동탄역디에트르퍼스티지는 아파트 531가구, 오피스텔 323가구로 구성된 주상복합이다.

3년전 분양당시 아파트는 809대1이라는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런데 같은 단지인 오피스텔은 현재 마이너스 매물이 쌓이고 있다.

오피스텔 전용 84㎡는 분양가가 9억원대였는데 10% 할인된 7억원 후반~8억원대 초반에 나와도 거래가 안된다.


반면 아파트는 분양가 대비 시세차익을 10억원 이상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아파트 전용 84㎡가 4억원대에 분양됐는데 인근 시세는 14억원 이상까지 형성돼있다.


이같은 차이가 발생한 이유는 아파트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으로 시세보다 한참 낮은 가격에 공급됐고, 오피스텔은 분양가상한제를 피하면서 높은 가격에 분양됐기 때문이다.

오피스텔 전용 84㎡가 9억원에 공급됐는데 같은 평형 아파트는 4억원대였다.

동탄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오피스텔 전용 84㎡는 아파트로 치면 전용 59㎡ 크기다.

실제 거주자들이 사용하는 전용면적 기준으로 계산하면 아파트보다 오피스텔이 2.5배 이상 비싸게 분양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1년 분양한 판교밸리자이도 아파트는 전용 84㎡형 분양가는 7억7000만∼8억5600만 원에 책정됐지만 오피스텔은 동일 면적 분양가가 9억3500만∼10억7300만원에 매겨졌다.


한 시행업체 관계자는 “분상제 아파트 팔면 건설사는 무조건 손해다.

손해나는게 뻔히 보이는데도 가격을 후려쳐서 공급해야하니까 오피스텔이나 상가를 같이 분양하면서 아파트에서 잃은 손실을 채워야했다.

오피스텔이나 상가를 바가지로 분양할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투자 수요가 한풀 꺾인 요즘 오피스텔은 높은 취득세(4%)와 주택수 규제 등으로 매수세가 줄어든 상태다.

수익형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고분양가에 오피스텔이나 상가를 분양받은 이들은 손실만 커지고 있다.


또다른 시행사 업체 관계자는 “지금은 오피스텔이나 상가 분양자들이 대출도 안나오고 전매도 안된다고 계약을 해제해달라고 한다.

‘잔금 대란’이 걱정”이라고 했다.


경기도 공공택지에 아파트와 상가, 오피스텔을 분양한 시행사 관계자는 “인위적으로 아파트 가격을 누르다보니까 이런 가격 왜곡이 나타는 것 아니겠냐”면서 “같은 단지인데 소수는 로또 맞고, 나머지는 피눈물 흘리는게 ‘분상제’의 현실”이라고 씁쓸해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