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여성 귀갓길에 끔찍한 일 당하자…여성혐오 테러로 규정하고 처벌하는 ‘이 나라’

영국 런던. [사진 출처 = 픽사베이]
영국 정부가 극단적인 여성 혐오를 테러로 규정해 관리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베트 쿠퍼 내무장관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 문제를 해결하고 새롭게 부상하는 극단적 이념들을 조사하기 위한 대테러 전략 검토를 지시했다.


영국 내무부는 극단적인 여성 혐오를 이슬람 성전주의나 극우 극단주의 등과 같은 선상의 테러로 놓고 이를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영국 내무부는 이슬람·극우·동물권·환경·북아일랜드 등과 관련한 극단주의를 ‘우려 범주’로 지정하고 관리하고 있다.

교사나 의료 전문가, 지방 당국자는 이 범주에서 극단주의 조짐을 보이는 사람을 발견할 경우 해당 대상을 대테러 예방 프로그램 ‘프리벤트’(Prevent)에 위탁할 법적 의무를 진다.


우려 범주에 여성 혐오 범죄를 추가하려는 움직임이다.

여성 혐오와 관련해서도 이미 ‘인셀’(Incel)이 우려 범주로 지정돼 있지만 이 같은 분류 체계로는 다른 형태의 여성 혐오 폭력을 포착하지 못한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인셀은 ‘비자발적 독신주의자(Involuntary Celibate)’의 줄임말이다.

여성에게 거부당했다는 인식으로 인한 적개심과 폭력성을 발현하는 남성 하위문화를 일컫는 표현이다.


영국 내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극단적 여성 혐오가 확산하는 데 대한 우려가 번져왔다.

지난 2021년 런던에서 30대 여성이 귀갓길에 괴한에 납치돼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혐오 범죄로부터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시급하다는 요구가 분출했다.


지난달 영국 전국경찰서장협의회(NPCC)는 여성 폭력과 관련한 보고서를 발표하며 ‘전염병’과 같은 범죄 규모를 고려해 이 같은 폭력을 다루는 방식을 점검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아울러 경찰은 여성 혐오를 조장하는 온라인 인플루언서의 영향으로 젊은 남성들이 극단화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쿠퍼 장관의 이번 지시는 어린이 3명이 숨진 흉기 난동 사건을 계기로 영국 곳곳에서 폭력시위가 발생한 뒤에 나온 조치로도 보인다.

사건 직후 피의자가 무슬림이라는 근거 없는 소문이 퍼지면서 극우파의 폭력시위가 촉발했고, 이 과정에서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에서 비롯되는 극단주의의 위험성이 그대로 노출됐다.


영국 내무부는 올가을 정책 검토를 완료하고 내년에는 새로운 반극단주의 전략을 발표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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