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C 기간 19~22일 反가자전쟁 집회
1968년 유혈사태 ‘악몽’에 경계 강화
도심 곳곳 바리케이트로 교통정체 극심
본행사장 유나이티드센터는 접근불가
시카고 시민 “대선후보 교체로 희망찾아”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대선 출정식’이 될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DNC) 개막을 이틀 앞둔 17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 도심은 극심한 교통정체가 이어졌다.

가뜩이나 교통체증이 심한 시카고 시내에 바리케이트가 설치되고 곳곳에 경찰들이 배치되면서 교차로에서는 꼬리물기가 이어졌다.


특히 대회 본행사가 열리는 도심 외곽의 유나이티드센터 인근은 행사장 일찌감치 차량 통제에 들어가는 등 삼엄한 경비가 시작됐다.

미국 프로농구 NBA 시카고 불스의 홈구장으로 널리 알려진 이곳은 대낮이지만 마치 고립된 섬처럼 오가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한달 전 밀워키에서 열렸던 공화당 전당대회는 행사 전날부터 통제가 시작됐지만, 이보다도 훨씬 더 경계의 강도가 높게 느껴진다.


이처럼 삼엄한 경비가 일찍부터 시작된 것은 가자지구 전쟁에 반대하는 팔레스타인 지지자들이 민주당 전당대회에 맞춰 시위를 예고한 데 따른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전역의 200개 이상의 단체가 참가한 ‘DNC 행진’(March on the DNC)은 전당대회 첫날과 마지막 날에 수만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다.

전당대회 기간에는 이 밖에도 총 6차례의 시위가 예정돼 있다.


특히 조 바이든 대통령이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DNC 첫날인 19일 행사에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고, 오바마·클린턴 전 대통령 등 전직 대통령들도 줄이어 현장을 찾을 계획이어서 경호 또한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이번 전당대회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는 크리스 도나휴 씨는 “가자지구 전쟁 반대 시위와 같은 우려가 있어 도시 전체가 상당히 긴장하고 있는 느낌”이라며 “지난 1968년 민주당 전당대회를 거론하며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68년 시카고에서 개최된 민주당 전당대회는 ‘피의 전당대회’로 불릴 정도로 아픈 상처로 남아있다.

당시 베트남전 반전 시위가 격렬한 가운데 시카고에서 전당대회가 열렸고, 행사장 밖에서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면서 유혈사태까지 벌어졌다.


그 이후 1996년 민주당이 시카고에서 다시 전당대회를 개최하기 전까지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단 한 차례도 시카고에서 전당대회를 열지 않았다.

1968년 이전에는 양당이 여러 차례 시카고에서 전당대회를 열었던 바 있다.


올해 전당대회는 1968년 당시에 비슷한 부분이 있다.

전당대회 전에 현직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했고, 대학가에서 반전시위가 지속됐다는 점이다.

도나휴 씨는 “물론 그때와 지금은 완전히 다르다.

긴장감이 있지만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 믿는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성향이 강한 일리노이주에서는 해리스로의 후보 교체 이후 민주당세의 급상승에 고무된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시카고에 거주하는 애나 크리츠키 씨는 “후보 교체로 희망을 되찾았다는 느낌”이라며 “일리노이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도 매우 고무돼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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