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 본토 기습 성공 비결은 기밀엄수·속도전·전파방해 3가지

러시아 쿠르스크 일대 82개 마을 점령
방어 나선 징집병 수백명 무더기 투항

지난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접경지역인 수미 근처에서 훈련 중인 우크라이나 제22 기계화여단의 한 군인이 군용 차량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 서남부 쿠르스크 일대를 기습 공격에 성공한 비결로 철저한 기밀엄수와 함께 기갑부대의 속도전, 전자전 부대의 전파방해로 인한 드론 공격 차단 등이 거론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이날까지 러시아 쿠르스크 일대에서 2000명 이상의 러시아 병사를 포로로 잡은 가운데 82개 도시와 마을을 점령했다.


이날 WSJ는 우크라이나 관리를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의 통신과 드론 운용을 방해하는 전자전 부대의 지휘 아래 장갑차를 활용한 빠른 공격에 나섰다.

진격 속도가 빨랐던 우크라군은 이미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러시아군이 우크라 동부 일대에서 새로 점령한 영토와 맞먹는 크기의 영토를 점령했다.


WSJ는 우크라군은 진격 과정에서 러시아군 방어선에 정면 공격을 하기보단 틈새를 찾아 돌파한 뒤, 방어선을 우회해 포위하는 형태로 러·우 국경으로부터 33.6km 지점까지 진격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NYT도 우크라군에 포로로 잡힌 러시아 어린 징집병들을 인터뷰하면서 최소 300명 이상의 징집병들이 단일 전투에서 한꺼번에 투항한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징집병 대부분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몇 개월 만의 군사훈련만을 거쳐 본토 방어 작전에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우크라군의 기습 공격은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도 미리 알지 못할 정도로 극비리에 이뤄졌다.

이번 작전에 참여한 우크라 군인들마저도 작전 투입 직전까지 공격 계획을 전달받지 않았다.


미국 고위 관리는 WSJ에 미국 당국은 러시아 본토 내 군사 목표물에 대한 정보를 우크라이나와 공유하고 있지 않으며,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을 도왔다는 지적을 받지 않기 위해 신중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번 기습공격에 앞서 올 6~7월부터 우크라군은 드론을 이용해 쿠르스크의 전력망, 탄약·연료 창고, 감시 장비 등 군사 인프라를 공격했고 반러 민병대원들이 국경을 넘어 공격 작전 개시 2주 전부터 정찰 작전을 수행했다.


서방 군사기관들의 추산에 따르면 우크라군은 쿠르스크 일대에 최대 6000명의 병력을 배치했고, 접경 지역인 수미 일대에서 후방 지원을 맡은 병력을 추가로 최대 4000명을 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러시아가 우크라군의 본토 기습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격전지인 우크라 동부 전선 일대에서 여단급 병력을 철수했지만, 이미 점령당한 본토를 탈환하려면 훈련된 최소 2만명 이상의 병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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