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티메프)에 이어 인터파크커머스도 법원에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두 회사에서 출발한 자금난이 큐텐그룹 전체로 번지며 인터파크쇼핑·AK몰 등 다른 플랫폼까지 지급불능 사태에 빠졌다.


16일 인터파크커머스는 서울회생법원에 자율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티메프가 지난달 29일 회생을 신청한 지 18일 만이다.

법원은 오는 19일 재판부에 사건을 배당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법원이 앞서 티메프에도 ARS 프로그램을 승인해 다음달 2일까지 승인 절차를 멈추고 자율적 해결책을 마련하도록 한 만큼 이번 신청도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티메프와 마찬가지로 다수의 소액 채권자가 발생하는 사건이어서 자체적인 피해 복구가 최선책이기 때문이다.


인터파크커머스는 인터파크쇼핑과 AK몰의 운영사로, 큐텐그룹이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인터파크커머스의 미정산 판매 대금은 55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지난달 중순 티메프에서 1조원대 정산 대금 지연 사태가 터지면서 인터파크커머스의 판매자와 고객도 연쇄 이탈한 결과다.


ARS 프로그램은 기업이 채권자들과 협의해 자율적으로 구조조정을 시도할 수 있도록 회생 절차를 최장 3개월까지 멈춰주는 제도를 일컫는다.

법원이 ARS 프로그램을 승인하면 채권자협의회에서 회사를 정상화할 자구안을 설명할 기회를 얻게 된다.

협의가 원만히 이뤄지면 기업회생 신청은 취하된다.

반면 협의에 실패하거나 전체 부채 중 3분의 2 이상을 가진 채권자들이 ARS 진행에 반대하면 법원이 다시 기업회생 개시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이 경우 티메프를 비롯한 큐텐그룹 회사들은 파산할 가능성이 높다.


인터파크커머스는 ARS 신청을 위해 AK몰과 인터파크쇼핑 두 플랫폼을 하나로 통합하고 인력 구조조정과 조직 개편 등을 진행하는 자구안을 마련하고 있다.


인터파크커머스 측은 "고객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전사적 역량을 기울이며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가시적 성과를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서 "ARS 방식의 회생 절차를 진행하며 채권자들과 협의하고 지급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이어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 등이 지급을 보류하고 있는 판매대금을 확보하기 위해 법적 판단을 요청할 예정"이라며 "(PG사 등에서 판매대금을) 수령하는 대로 정산에 투입하고 최소한의 경영 재원으로 활용해 빠르게 기업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ARS 프로그램을 신청했던 티메프는 지난 13일 '회생절차협의회'를 열고 채권자협의회 구성원, 정부·유관기관 관계자들에게 자구안을 설명했지만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 자리에서 회사 측은 티몬 4만명, 위메프 6만명 등 총 10만명의 소액 채권자를 우선 변제하는 협상안을 내놨다.

티메프 특수관계자 채무를 전액 출자 전환한 후 무상감자를 실시하겠다는 방안도 나왔다.


티메프 채권자들이 이 같은 자구안에 대해 근본적 해결책이 아닌 임시방편이라며 반대 의사를 피력해 협의는 오는 30일로 연기됐다.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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