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기업 밸류업 상장기업 간담회 열어
최근 주춤해진 밸류업 불씨 되살리기 나서
|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이 18일 서울 강남구 캠코양재타워에서 열린 부동산PF 관련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출처=기재부] |
정부가 최근 급격한 증시 변동세 탓에 주춤해진 ‘밸류업’ 불씨 되살리기에 나섰다.
상장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배당기업에 대한 법인세와 배당소득세 등 최근 정부가 발표한 세제혜택이 원안대로 국회에서 통과되도록 힘을 쏟기로 했다.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일반주주까지 확대하는 상법 개정과 관련해 이해관계자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주주가치를 존중하는 경영문화가 정착될 수 있는 정부 방안을 찾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12일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기업 밸류업 상장기업 간담회를 열어 기업들의 현장의견을 수렴하고 유관기관과 함께 상장기업의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를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및 예고공시에 참여한
키움증권,
메리츠금융지주,
HK이노엔을 포함해 총 8개 기업의 대표이사 및 담당임원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먼저 지난주 글로벌 주식시장의 급등락 상황을 언급하며 “우리 증시의 상대적으로 큰 낙폭과 더딘 회복속도에 대해 아쉬워하는 평가가 있음을 알고 있다”며 “보다 단단하고 회복력을 갖춘 증시로의 체질개선을 위해서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확산·내실화를 통한 상장기업과 증시의 경쟁력 제고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부채중심에서 자본중심으로의 경제구조 전환 측면에서도 기업 밸류업을 통한 자본시장 선진화가 필수적”이라며 “이를 통해 부채중심의 경제구조를 개선하면 우리 경제의 역동성, 안정성 제고와 지속가능한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 밸류업 지원정책과 관련해 “9월중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발표, 4분기 연계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등 남은 과제들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밸류업 참여 기업에 대한 주요 인센티브인 세제지원 방안에 대해서는 “지난 7월 발표된 세법개정안에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밸류업 계획 공시 및 주주환원 확대 기업에 대한 법인세, 배당소득세, 상속세 등의 여러 세제혜택이 포함돼 있다”며 “발표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금융위도 향후 국회 논의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자료=금융위원회> |
또한 “주주가치를 존중하는 경영문화가 확산될 필요가 있다는 인식하에 관계기관과 상법 개정방안 등을 논의중이며,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정부 입장을 마련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밸류업 공시 참여 기업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지표선정, 목표설정, 소통 등 공시 과정 경험을 공유하며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공시를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직 공시를 하지 않은 기업들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취지에 공감하며 참여를 적극 검토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참석 기업들은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주주·투자자들과 회사의 미래에 관한 내용을 소통함으로써 안정적인 장기 투자자를 확보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며 “이를 위해 가치제고 기대 기업에 장기 투자를 선호하는 방향으로 투자자 의식변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업들은 밸류업 공시 준비 방법과 관련해서도 “인적·물적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은 중소 상장기업의 경우 거래소의 맞춤형 컨설팅 프로그램이 도움이 될 것이므로 이러한 지원 프로그램이 계속적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구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장은 “정부 세법개정안이 차질없이 추진돼 기업 밸류업의 촉매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며 “진정한 의미의 밸류업을 위해 경제 전반에서 기업들이 기업가 정신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코스닥협회 수석부회장은 “협회 차원에서도 코스닥기업의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 확산 및 중·장기적인 밸류업 문화형성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며 적극적인 지원의지를 밝혔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상장기업 밸류업을 통한 자본시장의 밸류업은 한국 사회가 직면한 저출생·고령화 문제를 극복하고 국민경제의 선순환을 구축할 수 있는 시대적 과제”라며 “금융투자업계도 밸류업 노력에 적극 동참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밸류업 자문단 위원장인 조명현 고려대 교수는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졌지만 외국인 투자자를 비롯한 시장참여자들의 기대는 여전히 살아있다”고 평가하며 “세제지원 등 범정부적인 기업 밸류업 지원노력이 계속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상장기업의 밸류업 프로그램 준비현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지속적으로 기업들과 소통하며 참여를 지원해 나가겠다”며 “9월 발표 예정이고 시장의 관심도가 높은 코리아 밸류업 지수 개발도 차질없이 준비하여 밸류업 프로그램 확산의 모멘텀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기업 밸류업의 핵심적인 성공요인은 시장참여자들의 자발적, 적극적 참여”라고 강조하며 “선제적으로 공시에 참여해주신 기업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한 기업 뿐만 아니라 다른 상장기업들도 참여의 흐름에 동참해 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투자업권은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과 함께, 시장 자금흐름이 기업의 밸류업 노력과 선순환을 이룰 수 있도록 자본시장의 중요 플레이어로서 역할을 다 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지난 8일에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대기업과 주요 기업 대주주들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 열린 금융감독원장-자산운용사 CEO 간담회에서 이 원장은 “거래소 중심으로 진행되는 밸류업 프로그램 자율 공시와 관련, 산업을 리드하는 기업이 적극적으로 그 필요성을 인식해달라”며 “최고경영자(CEO)와 대주주 레벨에서 해외 투자자, 일반 투자자 대상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