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9월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기정사실화되면서 기업 인수·합병(M&A) 거래가 다시 활발해지자, 글로벌 사모펀드의 투자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주요 사모펀드 운용사인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아레스매니지먼트, 블랙스톤, KKR 등 4곳이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투자한 총투자금액은 1620억달러(약 220조원)였다.

데이터 분석기관인 프레킨에 따르면 사모펀드 운용사가 투자하기로 결정했지만 아직 실제 투자를 집행하지 않은 금액도 2조달러(약 2715조원)에 달한다.

4개 사모펀드 운용사는 연준의 9월 금리 인하를 염두에 두고 M&A시장의 완전한 부활을 예상해 투자를 늘렸다고 FT는 분석했다.

이들 운용사의 경영진도 M&A 활동의 증가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KKR의 공동 최고경영자(CEO)인 스콧 너탤은 "(인수·합병) 거래 시장이 다시 돌아왔다"며 "올해 그동안 억눌려 왔던 (인수·합병) 거래가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기 때문에 우리는 낙관적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들어 현재까지 경영권 인수(바이아웃) 거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증가한 4710억달러(약 640조원)를 기록했다고 금융정보업체인 LSEG는 집계했다.

다만 이는 2021년과 2022년의 호황기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마이클 아루게티 아레스매니지먼트 CEO는 "은행과 민간 신용펀드가 단순히 기존 부채를 재융자하거나 소규모 인수에 자금을 지원하는 대신, 새로운 바이아웃 자금 조달 패키지를 점점 더 많이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는 영국 택배회사 에비와 게임회사 에버리 인수를 포함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바이아웃 거래를 성사시켰다.

스콧 클라인먼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공동 사장은 "지난 두 달간 총 150억달러(약 21조원) 규모의 거래 다섯 건을 성사시켰다"고 말했다.

KKR도 48억달러(약 6조6000억원)에 달하는 교육기술 사업 인수를 발표한 바 있다.


지난 18개월 동안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때문에 M&A 거래가 중단된 만큼, 투자업체들은 금리 인하를 눈앞에 두고 기존 투자를 청산한 뒤 현금을 확보해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려 노력하고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존 그레이 블랙스톤 최고운영책임자(COO)도 "금리가 낮아지고, 시장 상황이 더 좋아지면서 더 많은 사람이 자산 매각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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