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경기 침체 위기가 확산하는 가운데 중국 경제가 더 깊은 침체의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내수와 소비, 제조업 등 3대 지표에서 최근 연달아 빨간불이 들어오면서 경기 부진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게다가 부동산 경기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고 지방정부 부채 문제도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중국 정부의 각종 경기 부양책에도 중국 경제가 쉽게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 중국 공산당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국무원은 지난 3일 '서비스 소비의 고품질 발전 촉진에 관한 의견'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기초 소비 잠재력 발굴 △새로운 소비 육성 및 확장 △서비스 소비 동력 강화 △서비스 소비 환경 최적화 등 6가지 분야에서 20가지 핵심 과제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관광을 비롯해 가사·육아·노인요양 등과 관련한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지원할 계획이다.


이러한 중국 정부의 노력에도 중국 경제 침체에 대한 위기는 고조되고 있다.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은 4.7%로 예상치(5.1%)를 밑돌았고, 맞물려 발표된 경제지표들도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중국의 소비 척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올해 6월 2.0%로 예상치인 3.3%를 크게 하회했다.

지난달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49.4에 그쳐 3개월 연속 경기 수축 국면을 이어갔다.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늦어지자 중국 당국은 지난달 22일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5개월 만에 다시 인하했다.

5년물과 1년물 LPR을 동시에 낮췄는데, 이는 지난해 6월 이후 1년여 만이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과도한 지방정부 부채 문제까지 겹치면서 올해 바오우(保五·5%대 성장률 유지)가 깨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최근 중국 경제가 위기에 봉착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시 주석은 지난달 26일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열린 당외 인사 좌담회에서 "현재 중국 경제 발전이 일부 어려움과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언급한 뒤 "발전 과정에서의 문제이기 때문에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의 한 축인 부동산 시장 침체도 장기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유명 경제학자인 마오전화 홍콩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조치들은 부동산 거래량을 늘렸지만 가격 하락을 반전시키는 않았다"고 분석했다.

올해 들어 중국 당국이 발표한 주택담보대출 인하, 지방 미분양 아파트 매입 등의 대책이 늦은 점을 꼬집은 것이다.


계속되는 자연재해로 지방정부의 부채 문제가 악화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올해 들어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에 보낸 재난구호기금은 115억위안(약 2조2000억원)에 이른다.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폭우와 홍수 피해가 잇따라 발생한 영향이다.

이러한 자연재해로 올해 상반기 발생한 경제적 손실은 작년 동기보다 140% 이상 증가한 931억6000만위안(약 17조5000억원)에 달한다.


한편, 이날 전 세계 주요 증시가 폭락한 가운데 중국 증시도 급락을 면치 못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개장 후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지만 장 막판에 급락하며 전날보다 1.54% 하락한 2860.69로 장을 마쳤다.

선전종합지수도 2.08% 떨어진 1548.82를 기록했다.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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