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분의 1토막, 부동산 ‘눈물의 손절’…그런데도 “아직 바닥 아니다”

온라인 부동산 경매서 850만弗에 팔려
NYT, “상업용 부동산 아직도 바닥 아냐”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 부동산 경매 사이트 ‘텐-엑스’에서 2006년 직전 매매가의 2.5%에 불과한 850만달러(약 116억원) 헐값에 낙찰된 뉴욕 맨해튼 타임스웨어 인근 웨스트50번가 135번지 건물의 전경. [출처=LoopNet]
글로벌 경기침체 공포가 빠르게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미국의 온라인 부동산 경매 사이트 ‘텐-엑스’에서 UBS 리얼티 인베스터스가 소유한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 인근 건물이 직전 매매가 대비 40분의 1에 불과한 850만달러(약 116억원)에 낙찰됐다.


1963년 웨스트50번가 135번지에 지어진 해당 건물은 한때 미국 3대 통신사 버라이즌의 전신인 뉴욕전화회사와 보석 소매업체 제일스(Zales)와 같은 유명 회사가 입주했던 빌딩이다.


지난 2006년 미국의 부동산 시장 활황 당시 마지막 거래가격은 3억3200만달러(약 4552억원)로 높은 사무실 수요로 인해 공실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현저히 낮은 이번 매매가는 팬데믹이 어떻게 뉴욕 사무실 부동산 시장을 뒤집었는지 보여주는 가장 새롭고도 놀라운 신호”라고 전했다.

이어 “최근 몇 년간 맨해튼의 대형 사무실 빌딩이 이전 매매가의 절반도 못 미치는 할인율로 매각됐는데 아직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치지 않은 상황”이라고 현 시장 분위기를 진단했다.


2006년 해당 건물을 매각했던 부동산 개발회사 측도 NYT에 “해당 건물은 가치가 견고한 부동산이었다”면서 최근 헐값 매각은 원격 근무 확대에 따라 맨해튼 사무용 부동산 대부분이 더 이상 안전한 투자로 간주되지 않는 새로운 현실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사무실 규모만 8만5470㎡에 달하는 이 건물이 헐값에 팔린 이유는 맨해튼 최고 수준의 공실률에도 불구하고 토지와 분리 매각돼 세입자 임대료가 토지 임대료마저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밥 크나칼 BK부동산어드바이저 창업자는 “새로운 건물주는 추가 세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1평방피트(약 0.09㎡)당 약 200~300달러의 비용을 들여 리모델링을 해야 할 수도 있는 큰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올해 6월에는 맨해튼 센트럴파크 근처의 유서 깊은 브로드웨이 1740번지 빌딩이 매입가 대비 30% 수준에 불과한 1억8500만달러(약 2500억원)에 팔린 소식이 전해지며 부동산 시장에 충격을 가하기도 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계속되면서 올해 2분기 기준 미국의 부동산 압류 규모는 205억5000만달러(약 28조4000억원)으로 9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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