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침체 공포가 엄습했다.

전 세계 증시는 새파랗게 질렸다.

세계 최대 경제 축인 미국 고용과 제조업이 위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경기 지표가 연달아 발표되면서다.


실물경기를 나타내는 미 제조업 불황 지표가 결정적이었다.

1일(현지시간)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6.8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48.8)과 전월 기록(48.5)을 밑도는 수치다.

지난 3월 50.3을 나타낸 이후 4개월 연속 하락세다.

50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특히 PMI 하위 지수인 고용지수가 43.4로 글로벌 팬데믹 사태 직후인 2020년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고용시장의 급속한 냉각 가능성을 우려한 게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시장에 퍼졌다.


제조업 불황은 중국에서도 확인됐다.

중국의 7월 차이신 제조업 PMI는 전달 51.8에서 49.8로 떨어졌다.

9개월 만에 위축 국면에 접어들었다.

경기 침체 우려에 미국 증시가 급락세를 탔다는 소식은 아시아를 강타했다.

특히 기술주는 최근 인공지능(AI) 회의론과 맞물려 하락폭이 더 컸다.

일본 닛케이지수가 2일 2216.63포인트(-5.8%)나 급락한 3만5909.70에 거래를 마치며 6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루 하락폭이 사상 두 번째로 컸다.

코스피도 3.65% 급락하며 2676.19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101.49포인트(3.65%) 하락해 코로나19 패닉셀이 나타났던 2020년 3월 19일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기술주의 변동성 확대는 아시아 증시에서 반도체 종목의 폭락장을 연출했다.

AI 기술주 거품론 여파에 반도체 공급망을 둘러싼 미국발 규제 강화 여부까지 겹치면서 대만 TSMC(-5.94%), 한국 SK하이닉스(-10.4%), 일본 도쿄일렉트론(-11.99%)을 비롯한 각국 반도체 부문 대표 기업 주가가 일제히 폭락했다.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극도로 커지면서 역으로 안전자산 쏠림 현상은 강해졌다.

이날 대표적 안전자산인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0.05%포인트 하락한 3.976%로 마감했다.

4% 아래로 내려간 것은 2월 초 이후 처음이다.

호세 토레스 인터랙티브브로커스 선임이코노미스트는 "여러 경제 지표가 합쳐지면서 시장이 패닉 모드에 근접했다"며 "위험자산 이탈 현상이 강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 / 서울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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