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지금은 '제로 시대'…제로칼로리·제로슈거 열풍, 명과 암은?

【 앵커멘트 】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제로'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제로 음료부터 아이스크림, 주류까지 제로 표시가 붙어있지 않은 식품을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인데요.
이러한 제로 열풍에 따른 부작용은 없는지 스튜디오에 나와 있는 취재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구민정 기자 어서오세요.

【 기자 】
네,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요즘 제로 제품이 인기인 건 마트나 편의점만 가봐도 체감이 되는데요.
구체적으로 시장이 얼마나 커진 건가요?

【 기자 】
제로 열풍을 탄생시킨 제로 음료 시장 규모는 지난 2018년 1천630억원에서 2023년 1조 2천780억원으로 8배 가까이 커졌습니다.

실제로 편의점 매대에서 제로 음료가 차지하는 영역도 점점 넓어지고 있는데요.

GS25의 제로 음료 구성비는 2022년 32%, 2023년 41%로 매년 증가하다 올해 50%를 넘겼다고 합니다.

탄산음료 상품 112종 중에서 제로 음료가 차지하는 상품 수도 61종으로, 2020년 3종에서 20배 넘게 늘었는데요.

이처럼 음료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한 제로 마케팅은 이제 식품업계의 핵심 전략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이에 롯데웰푸드빙그레 등 빙과업계에 이어 하이트진로롯데칠성음료 등 주류업계까지 제로 라인업을 서둘러 확장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 앵커멘트 】
네, 확실히 '제로 식품'에 대한 선택권이 예전에 비해 훨씬 넓어진 모습인데요.
그런데 우리가 제로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가 사실 다이어트를 위해서잖아요.
실제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지 궁금한데요?

【 기자 】
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의견이 극명하게 나뉘고 있는데요.

사실 간식이나 탄산음료 같은 경우는 제로 제품과 일반 제품의 열량 차이가 상당하기 때문에 당연히 제로 제품을 섭취하는 게 절대적인 칼로리 섭취량을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최근 다이어트 목적으로 제로 음료를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는데요.

소비자원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는 제로 식품에 사용되는 인공감미료를 다이어트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모든 제로 음료 제품은 '아세설팜칼륨'과 '수크랄로스'라는 인공 감미료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이들 성분은 설탕의 최대 600배에 이르는 단맛을 내는 고 감미도 감미료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때문에 이러한 감미료를 지속적으로 섭취할 경우 장기적으로는 단맛에 내성이 생겨 더 단 식품을 찾게 되는 '당 중독'에 걸릴 위험도 있다는건데요.

관련해서 전문가 인터뷰 들어보시겠습니다.

▶ 인터뷰(☎) : 유병욱 / 순천향대 가정의학과 교수
- "이러한(제로) 음료들로 인해서 정제당의 소비가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고 있으나, 실제로는 감미료가 뇌의 단맛을 자극하는 중추를 지속적으로 자극해서 장기적으로는 섭취가 늘 수도 있으므로 이에 대한 추후 연구가 필요합니다."

【 앵커멘트 】
단순히 칼로리 섭취량만 놓고 봤을 때는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결국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당 중독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거네요.
즉각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은 없는 건가요?

【 기자 】
제로 음료와 아이스크림에는 알룰로스, 말티톨, 에리스리톨 같은 감미료가 들어가는데요.

미국 식품의약국과 한국식품연구원 등에 따르면 이러한 감미료는 체내에서 대사 작용을 일으키지 않아 과다 섭취했을 경우 설사와 복부팽만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컴포즈 커피'와 '이디야커피' 등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판매하는 제로 음료를 마시고 이러한 소화기 계통 질환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잇따랐습니다.

이에 컴포즈 측은 "제조사를 통해 성분을 확인한 결과 성분 자체에는 이상이 없다"면서도 제로슈거 제품 3종 판매를 결국 중단했습니다.

이디야커피는 홈페이지에 "대체당 섭취에 민감하신 분은 레귤러 사이즈를 권해드리며, 섭취량은 하루 1잔을 넘기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는 안내문을 게시하기도 했습니다.

비슷한 사례가 빙과류에서도 이어지자, 롯데웰푸드빙그레는 각사의 제로칼로리 제품에 '과다섭취 부작용 주의'에 대한 안내 문구를 표기하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이러한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에도 소비자들은 여전히 기업들의 화려한 '제로 마케팅'에 현혹되고 있는데요.
제로 슈거, 제로 칼로리, 제로 알코올 등 제로 제품의 종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이것들을 구분하기도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소비자들이 제품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알고 살 수 있게 하려면 어떠한 변화가 필요할까요?

【 기자 】
네, 전문가들은 일단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부터 제로 식품에 대한 정보를 명확히 표기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소비자들은 흔히 '제로'라는 라벨이 붙으면 칼로리와 당이 모두 낮을 것으로 인식하는데, 실제로 그렇지 않은 제품도 많다는 건데요.

전문가 의견 들어보시겠습니다.

▶ 인터뷰(☎) : 이은희 /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 "제로슈거는 설탕이 없다는 얘기지 칼로리나 당이 꽤 있을 수도 있는 거거든요. '제로'를 토대로 해서 중구난방식으로 용어가 다양하게 나오는 것은 소비자가 혼란을 느낄 수 있다…식약처에서 용어를 소비자가 혼란을 느끼지 않도록 정리해서 권고할 필요가 있겠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국내에서 판매 중인 5개 제로 슈거 소주를 검사한 결과 일반 소주와 당 차이가 크지 않다고 발표한 사례가 있는 만큼 정확한 표기를 위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제로 슈거 제품에 대해 소비자 정보 제공을 강화하는 방향의 개정안을 발표했습니다.

현재는 당류 함량이 100mL당 0.5g 미만인 경우 '제로 슈거' 또는 '무당'이라고 표시할 수 있지만, 2026년부터 감미료 함유·열량 정보를 함께 제공해야한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또한 전문가들은 소비자들 역시 제로 제품에 대해 무조건적인 신뢰를 경계하고 제품의 특성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 앵커멘트 】
네, 무차별적인 제로 소비는 경계할 필요가 있겠네요.
구민정 기자 잘 들었습니다.

[ 구민정 기자 / koo.minjung@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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