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한끼에 6억 지출은 좀 문제”…‘호화 만찬’ 지적한 佛감사원

프랑스 감사원, 엘리제궁 예산 감사 보고서
작년 지출 1869억원, 사상 최대 적자 기록
영국 찰스3세·인도 모디총리 만찬 낭비 지적

영국 찰스 3세 국왕 부부(왼쪽)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부부가 지난해 9월 파리 베르사유 궁전에서 열리는 국빈 만찬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제공=AP 연합]

프랑스 회계감사원(Cour des Comptes)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영국 찰스 3세 국왕이 참석한 호화 만찬에 47만5000유로(약 7억원)를 지출하며 대통령 집무실인 엘리제궁을 지난해 사상 최대 적자로 밀어냈다고 지적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프랑스 감사원은 전날 발표한 엘리제궁 예산에 대한 연례 감사 보고서에서 엘리제궁의 지난해 지출이 1억2500만유로(약 1869억원)에 달했고, 830만유로(약 12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가장 큰 적자 요인으로는 찰스 3세 국왕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각각 참석한 두 차례의 호화 국빈만찬을 꼽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베르사유 궁전에서 찰스 3세 국왕을 비롯해 영국 배우 휴 그랜트, 롤링스톤스의 가수 믹 재거 등 최소 160여명의 초청 인사들이 참석한 화려한 만찬을 열었다.

초청 인사들은 블루 랍스터 고급 게, 샴페인에 절인 프랑스 가금류와 프렌치 콩테 등을 포함한 치즈 코스 요리를 즐겼다.

고가의 2004년 샤토 무통 로스차일드 등 주류도 소비됐다.

디저트로는 장미 꽃잎 크림, 라즈베리, 리치로 만든 장미 마카롱을 제공했다.

만찬에 사용된 47만5000유로 중 16만5000유로(약 2억5000만원)가 넘는 돈은 케이터링에 쓰였고, 4만유로(약 6000만원)는 음료수에 쓰였다.

감사원은 지난해 7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위해 루브르 박물관에서 열린 만찬에 41만2366유로(약 6원)를 지출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중 17만2922유로(약 2억6000만원)는 음식 제공비, 3만6447유로(약 5400만원)는 음료 제공비로 지출했다.

대통령실의 형편없는 출장 계획 능력도 비판했다.

명백하게 환불이 불가능한 12개의 출장 계획 취소로 발생한 손실은 83만유로(약 12억원) 이상이었다.

손실의 대부분은 교통비와 숙박비가 차지했다.

감사원은 “엘리제궁은 재정적 균형을 회복하고 유지하기 위해 중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