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지어 우리 노동자 임금 보호하겠다”…대통령 누가 되든 결론은 ‘메이드 인 USA’ [World & Now]

자국 노동자 우선하는 트럼프
보호무역주의 되풀이 불보듯
해리스도 ‘친노동’ 노선 기본
탄소중립으로 무역장벽 강화
세계 제조공장 빨아들이는 美
한국도 공급망 변화 대비해야

다음은 최근 미국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등장했던 발언들이다.

이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어떤 것일까.
① 나는 미국 기업과 자동차 노동자들에게 절망적 상황을 만드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

② 우리는 다시 공장을 지어 미국 노동자들의 임금을 보호하겠다.

③ 나는 미국 자동차 산업과 미국 자동차 노동자를 위한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


답은 ③번이다.

바이든은 지난 11일 미국 자동차 산업에 대한 정부 보조금 지급을 발표하면서 “미국 노동자에 의해 미국에서 생산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①번과 ②번 발언의 주인공은 각각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J 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다.

트럼프는 “자동차 일자리를 미국으로 되돌리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밴스의 발언은 “무제한의 무역을 위해 미국의 공급망을 희생하지 않겠다”는 맥락에서 나왔다.


‘메이드 인 아메리카’를 우선순위에 두는 것은 민주당이나 공화당이나 다를 바 없다는 얘기다.

오는 11월 대통령선거의 향방은 결국 미시간·오하이오·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와 같은 ‘러스트벨트’ 지역 표심이 좌우할 것이기에 그렇다.


민주당 대선후보가 확실시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바이든 노선’을 따를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바이든보다 더 친(親)노동적 입장을 취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친노동’이 보호무역으로 확장하는 과정은 ‘트럼프 1기’에서 지켜볼 수 있었던 장면이다.


해리스의 경제인식에 대해 알려진 것이 많지 않다.

대학 시절 경제학을 전공했고, 부친도 스탠퍼드대 경제학 명예교수라는 정도다.

다만 과거 자유무역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던 적이 있다.

트럼프 재임 시절인 2019년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의 의회 승인 과정에서였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미국에 유리하게 개정해 의회에 올렸지만, 해리스는 조치가 부족하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당시 해리스는 기후변화에 대한 조치가 보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탄소중립이 또 다른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그가 몰랐을 리 없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 27일 매사추세츠주 피츠필드에서 열린 선거유세 현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Vice President Kamala Harris delivers remarks at a campaign event in Pittsfield, Mass., Saturday, July 27, 2024. (AP Photo/Stephanie Scarbrough, Pool) POOL PHOTO

바이든 정부는 최근 ‘트럼프 1기’의 상징적 조치였던 ‘철강 232조’를 한층 강화했다.

멕시코를 경유해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의 원산지 규정을 더 엄격히 한 것이다.

이 조치로 한국 기업도 직격탄을 맞게 됐다.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여한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위원은 앨런 울프 방문연구원과 함께 펴낸 보고서에서 “누가 집권하든 미국 신(新)행정부의 통상정책은 ‘뉴 노멀’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통상 질서는 결코 트럼프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메이드 인 아메리카’를 향한 정치적 압력은 갈수록 거세질 것이다.

미국은 중국을 제치고 한국 최대의 수출 시장으로 떠올랐다.

지금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에 나서야 할 때다.


최승진 워싱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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