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초 헤이세이 파동 이후
쌀 도매 가격 사상 최고치 급등

폭염으로 쌀 생산 줄어든 데다
외국인 관광객 급증에 소비 ↑

일본 농림수산성의 먹거리 교육 자료 [농림수산성]
일본 내 쌀 도매 가격이 30여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폭염으로 주요 산지의 쌀 생산량이 감소한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소비가 늘었기 때문이다.

쌀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일부 마트에서는 1인당 구매 한도를 제한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주요 쌀 품종 중 하나인 니가타산 고시히카리 60kg 도매 가격이 최근 2만8050엔(약 25만원)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냉해로 생산이 줄었던 2003년 9월의 2만7250엔을 넘어 ‘헤이세이 쌀 파동’이 있었던 1994년 7월의 5만2500엔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 됐다.


‘헤이세이 쌀 파동’은 지난 1993년 냉해로 쌀농사가 흉작이 들어 이후 1994년까지 가격이 급등했던 시기를 말한다.

사재기 등의 수요도 겹치면서 쌀 가격이 두 배 가까이 급등했고, 결국 일본 정부는 태국과 미국 등에서 쌀을 긴급 수입하는 방식으로 가격 안정화에 나섰었다.


최근에도 쌀 품귀 조짐이 보이면서 마트 등에서는 구매 제한에 나서고 있다.

간토 지방이 중심인 오케이마트는 가족당 10kg 한도 내에서만 쌀을 살 수 있도록 했다.

라이프마트도 지난 23일부터 쌀 품목에 한해서는 가족당 2점으로 제한한 상황이다.


쌀 품귀의 배경에는 지난해 폭염으로 흉작을 겪은 농가가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생산량이 줄어든 가운데 기존 재고가 소진되면서 3월부터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외식업계의 쌀 구매 수요가 높아진 것도 요인이다.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5월 말 시점의 쌀 민간 재고량은 145만톤으로 전년 대비 22%가 적은 상황이다.

5월 기준으로 재고량이 150만톤을 밑돈 것은 2011년 발생한 도호쿠 대지진의 영향을 받은 2012년 이래 처음이다.


올해 출하되는 쌀이 본격 유통되는 시기는 9월부터다.

이때부터 수급 완화가 되면서 쌀 유통가격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반면 올해도 폭염이 이어지고 있어 이러한 쌀 공급 부족 문제는 내년에도 재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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