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 시세조종 의혹서 김범수 구속까지...카카오리스크 ‘불똥’ 종착지는 여기?

[매경DB]
카카오뱅크를 둘러싼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이자 경영쇄신위원장이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되고 카카오가 법적 책임을 함께 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대주주 리스크에 직면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카카오뱅크가 한동안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24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성장 시계가 멈춰 섰다.

외연 확장과 수익 구조 개선, 신사업 진출, 미래 산업 투자 등 사업 전반에서 주요 의사 결정이 줄줄이 미뤄질 전망이다.


전날 서울남부지법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엔터테인먼트의 주가를 높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금융당국은 김 위원장과 카카오의 동반 처벌 여부에 대해 따져볼 예정이다.

김 위원장의 유죄가 확정되고 카카오가 업무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시세조종에 관여한 부분이 발견된다면 양벌규정이 적용될 수 있어서다.


인터넷은행 특례법상 대주주는 최근 5년간 금융 관련 법령, 공정거래법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금융당국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진행해 적격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보유주식 한도를 초과해 보유한 은행 주식을 처분하라는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보유주식 한도는 10%다.


카카오는 현재 카카오뱅크 지분 27.16%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초과분인 17.16%를 매각한다면 주식 가치는 현재 시가총액 기준으로 1조7000억원에 달한다.

처분하기 쉽지 않은 규모다.

카카오뱅크는 상장 당시 IT기업으로 적용돼 시중은행 대비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받았다.

카카오뱅크의 주가자산비율(PBR)은 1.5배가 넘는다.

반면 시중은행은 0.5배에 불과하다.


대주주 리스크에 카카오뱅크의 발목이 장기간 잡혀 있을 공산이 커졌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카카오의 형사재판이 종결될 때까지 카카오뱅크의 신용카드사업 인·허가 심사를 중단했다.

카카오뱅크의 마이데이터사업 및 개인대안신용평가사업에 대한 허가 역시 보류한 상태다.


다만 김 위원장이 재판을 대법원까지 끌고 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본격적인 위험성에 대응할 시간을 벌었다.

금융당국은 대주주 적격성 검토와 충족 명령을 내리는 절차를 거쳐야 할 뿐만 아니라 카카오에 명령을 이행할 기간 역시 부과해야 한다.

카카오가 금융당국의 명령에 불복해 명령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걸 수도 있다.


물론 카카오뱅크가 구사일생으로 대주주 지위를 잃지 않게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김 위원장이 유죄 판결을 받더라도 카카오의 처벌 수준이 경미하다고 판단되면 카카오는 대주주 자격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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